최성해 "조국·유시민, 정경심에 표창장 위임한 것으로 해달라 요구"(종합)

정경심 측, 동양대 재정청탁·한국당 결탁설 등 추궁

머니투데이 이미호 기자, 안채원 기자|입력 : 2020/03/30 17:18

정경심 측, 동양대 재정청탁·한국당 결탁설 등 추궁
입시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재판과 관련, '최대 변수'로 꼽히는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표창장을 정 교수에게 위임한 것으로 해달라"는 회유성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유 이사장 등은 "사실관계 확인 차원"에서 전화했다고 해명한 바 있어, 향후 재판부가 어떻게 판단할지 주목된다.

조국 "권한 위임했다고 보도자료 내달라" 요구

30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는 그동안 본인 명의의 표창장을 내준 적이 없다고 수차례 밝혔던 최 전 총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총장 재직 당시, 조국 가족들과 식사를 할 정도로 친분이 있었던 그는 재판 내내 정 교수와 단 한번도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또 신변 위협을 느낄때 요청하는 '증인보호 신청'까지했지만, 막상 법정에서는 차분한 태도를 유지했다.
정 교수가 총장 결재를 받지 않고 딸 조모씨의 표창장을 위조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 검찰은 최 전 총장 증언을 통한 혐의 입증에 주력했다.
검찰은 "증인은 검찰 조사과정에서, 조 전 장관이 계속 연달아 '위임했다고 보도자료로 만들어 내주십시오'라고 요구하자 '저 혼자 결정할 수 없고 우리 보직 교수들과 규정을 살펴봐야 되겠다'라며 즉답을 피했더니, 조 전 장관이 '법률고문한테 물어봤더니 그렇게 하면 총장님도 괜찮고 정 교수도 괜찮다고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맞냐"고 물었다. 이에 최 전 총장은 "네"라고 답했다.
지난해 9월 3일, 검찰의 압수수색 이후 정 교수가 전화를 걸어 '표창장 발급 권한을 자신에게 위임해준 것으로 해달라'는 부탁을 했다는 취지로 증언하기도 했다.
"정 교수가 '본인 관련 자료를 검찰에서 요구해도 내주지 마라, 웅동학원에서 자료를 내주지 않고 있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 총장님이 자료 잘못 내주면 총장님이 다치십니다'라고 말했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했는데 확실하냐"고 묻자, "네"라고 답했다.
이어 검찰이 "어떤 생각이 들었냐"고 묻자, "저한테 다가오는게 '설마 다치기나 하겠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답하며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
또 그 무렵 유 이사장이 전화를 걸어 "'시나리오를, 왠만하면 위임했다고 이야기해달라'고 했다. (제가) 웃으며, '아니 뭐 당신일도 아닌데 뭐 그런 일로 전화까지 하냐'고 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도 같은 내용으로 전화를 해 "왠만하면 정 교수가 얘기하는 것처럼 해주면 안되겠냐"고 했다고 증언했다.

정 교수측 '동양대 재정지원 청탁' '한국당 결탁설' 등 추궁

이날 오후 2시부터는 정 교수측 변호인단의 반대신문이 이뤄졌다. 정 교수측은 최 전 총장을 상대로 '교육부 재정지원 청탁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측에 했다가 거절당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이끌어내려 했지만, 이렇다 할 답변을 얻지 못했다.
변호인은 동양대가 교육부의 대학 구조조정 대상 물망에 올라있는데 대해 최 전 총장이 당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잘 봐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하지 않았냐고 추궁했다. "정 교수를 통해 '(당시) 조국 민정수석이 역량강화진단에 힘을 쓰도록 해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한 적 있냐"고 압박했지만, 최 전 총장은 "그런 적 없다"고 답했다.
정 교수측은 또 검찰의 압수수색 전 야당인 자유한국당으로부터 '표창장 위조' 소식을 듣거나, 압수수색 후 야당 소속 의원들을 만나지 않았냐며 '야당 결탁설'에 대해 질의했지만 역시 이렇다 할 증언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변호인은 "8월 31일경 총장상 수상자 이력 자료 없으므로 확인불가로 공문을 (의원측에) 보낸 것으로 확인이 된다"고 압박했고, 최 전 총장은 "의원에게 공문이 하루에 4~5통씩 오는데 '평상시대로 답변해주라' 하지 그걸 다 받아서 일일이 확인해주고 그러진 않는다"고 했다.
다만 최 전 총장은 "총장 부재시 포상 등 전체적인 결재는 부총장이 하고 (총장에게) 보고한다"는 취지의 진술을 내놓기도 했다. 또 "검찰 압수수색 전에 직원으로부터 표창장 문제를 들었다"고 증언하면서, 이날 오전 '압수수색 당일 언론보도를 보고 처음 알았다'고 한 증언과 반대되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