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도 발뺀다…코로나 시험대 오른 공유경제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입력 : 2020/04/03 03:18

일본 소프트뱅크가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 구제안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위워크의 경영난이 극심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위워크 뿐만 아니라 2010년대 공유경제 시대를 열었던 우버, 에어비앤비 등도 코로나19로 인한 험난한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

재택근무 때문에...경영난 빠진 위워크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소프트뱅크가 지난해말 약속했던 30억달러(약 3.7조원) 규모의 주식 공개매수를 철회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위워크가 기업공개(IPO)에 실패해 경영난에 처하자 주식을 매입해 보유 지분을 80%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었다.
하지만 소프트뱅크는 미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 등이 위워크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이같은 방침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프트뱅크가 주식 매수를 취소하면 위워크는 자동으로 11억달러의 자금 지원도 받지 못하게 된다. 이에 위워크는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위워크는 코로나19로 전세계서 봉쇄조치 및 재택근무를 하면서 사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위워크가 입주한 전세계 건물주들을 상대로 렌트비용 30% 절감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위워크 CEO(최고경영자)인 샌딥 매스라니는 최근 뉴욕 등지에서 건물주들을 만나 렌트 비용을 낮추는 대신 매출의 일부를 공유하는 계약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건물주들은 이같은 제안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한다.
위워크는 오는 6월30일까지 상환해야할 리스 부채가 470억달러(약 58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일상화하는 등 위워크 수요가 급감하는 데다가 소프트뱅크 마저 구제 계획을 철회하고 있어 경영난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위워크가 지난해말 기준 보유한 현금은 44억달러(약 5.4조원)에 불과하다.

에어비앤비도 예약 ‘뚝’…우버, 리프트도 위기

코로나19는 숙박공유업체인 에어비앤비를 비롯해 차량호출서비스인 우버와 리프트도 궁지로 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에어비앤비 미국 주요도시 객실 이용률은 3월들어 20%대까지 추락했다. 미국 뉴욕, 시애틀, 오스틴 등의 객실 이용률은 지난해 말만 해도 50%를 넘었는데 넉달사이 30%포인트 가까이 급락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지속되면 이 세도시의 객실 이용률은 올여름 3~10% 수준까지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에어비앤비는 전세계적으로도 매출 타격을 입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선 지난달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간 단 1600건의 예약만 체결되며 두달새 수요가 96%나 감소했다. 같은기간 한국 서울과 이탈리아 로마에서도 예약은 40% 급감했다. 3월초는 중국과 이탈리아, 한국이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으로 집계될 때다.
이 때문에 올해 예정했던 상장 계획도 연기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월가에서는 에어비앤비가 최소 올해 3분기까지는 상장을 보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러스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내년으로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버와 리프트 등 차량호출서비스업체도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입고 있다. 우버는 음식배달 서비스 덕에 손실을 만회하곤 있지만 본업의 매출 감소가 심각하다.
블룸버그통신은 코로나19 대유행 전부터 주가 하락세를 그리던 우버와 리프트 주가는 지난 2월21일 대비 30% 이상 하락하면서 공모가를 한참 하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전통 산업을 무너뜨리고 부상한 공유경제가 코로나19를 만나 사상 최악의 위기에 빠졌다”면서 “코로나19가 아직 증명되지 않은 사업모델을 시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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