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관 월담 '대진연' 회원들, 2심서도 무죄 주장

"뿌리깊은 불평등 고발·불고정 규탄 위한 것"

머니투데이 뉴스1 제공 |입력 : 2021/04/20 12:22

"뿌리깊은 불평등 고발·불고정 규탄 위한 것"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주한 미국 대사관저에 기습 진입해 농성을 벌인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회원들이 2심 첫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2부(부장판사 송혜영 조중래 김재영)는 20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대진연 회원 김유진씨(30) 등 4명에 대한 항소심 1회 공판을 진행했다.

김씨는 발언기회를 얻어 "(주한미군 방위분담금 부담 관련) 부당한 구조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뿌리깊은 불평등을 고발하고 불공정을 규탄해야한다"며 "주권이 걸린 사안이면 물러설 까닭이 없다. 오로지 그 의무를 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쓰비시의 퇴거 요청에 불응하며 업무를 방해한 혐의에 대해서도 "일제 수탈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한 상식적인 대학생들의 행동이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도 "국민을 위해 일하지 않은 국회의원들에게 국민의 의사를 전하고자 한 것"이라며 "오히려 국민의 의사를 외국과 정상에 알릴 수 있었기 때문에 양형에 불리한 사유로 삼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집회 시위를 할 의사만 있었을 뿐 업무방해의 고의가 없었다"며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친 것은 업무방해의 구성요건인 위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피고인들 행위가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로서 허용되는 행위이고 주거침입의 고의가 없었다"며 "퇴거에 불응할 정당한 사유도 있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대진연 회원들은 2019년 10월 서울 중구 정동 소재 주한 미국대사관저 담을 넘어 기습농성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미군 지원금 5배 증액을 요구한 해리스(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관 대사)는 이 땅을 떠나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방위비 분담금을 인상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미쓰비시 한국지사 사무실을 찾아 일본 전범기업들의 배상을 요구하며 퇴거요청에 응하지 않고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 4명은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돼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었다. 김씨는 21대 총선에서 민중당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 보석을 청구해 인용 결정을 받고 풀려났다.

1심은 유죄를 인정해 4명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20~200시간을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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