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운동은 정당"…檢, '전태일 열사 모친' 재심 청구

전태일 열사 모친 故 이소선 여사, 1980년 계엄포고위반 '유죄'...검찰 다시 재판해야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입력 : 2021/04/22 12:00

전태일 열사 모친 故 이소선 여사, 1980년 계엄포고위반 '유죄'...검찰 다시 재판해야

검찰이 5·18 민주화운동 당시 처벌받은 전태일 열사의 모친 고(故) 이소선 여사 등 민주화 운동가 5명에 대해 재심을 청구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서인선 부장검사)는 지난 21일 5·18 민주화운동 전후 계엄포고위반 등으로 처벌받은 이 여사 등 5명(4건)에 대한 재심을 직권으로 청구했다.
검찰은 이 열사 등 5명의 민주화·노동운동이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한 행위였다며 재심 청구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 여사는 1970년 11월13일 전태일 열사의 분신 이후 '노동자들의 어머니'로 불리며 41년간 노동운동가, 민주화 운동가로 활동했다. 그는 시국성토 농성에 참여해 연설을 하고 노동3권 보장 집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1980년 12월6일 계엄포고위반 혐의로 계엄보통군법회의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1979년 12.12 군사반란 이후 신군부가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저지른 일련의 행위는 헌정질서 파괴 범죄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검찰은 "5·18 민주화운동 전후로 발생한 헌정질서파괴 범행을 저지하거나 반대한 행위는 헌법 존립과 헌정질서 수호를 위한 정당행위로 범죄가 아닌 것으로 보는 것이 상당하다"며 직권 재심청구 배경을 설명했다.

검찰, 이소선 여사 등 5명 재심 청구..."잘못된 과거사에 대한 재심 청구 이행"

이와 함께 검찰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한민족의 갱생을 위하여'라는 유인물을 제작한 여대생 김모씨에 대해서도 재심을 청구했다. 김씨는 1981년 1월24일 계엄보통군법회의에서 계엄포고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김씨는 그동안 주민등록 조회가 되지 않아 재심 청구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에 관할 주민센터에서 수기기록을 일일이 확인해 개인별주민등록표를 찾아냈다. 거기서 김씨의 인적사항 등을 파악해 이번 재심 청구가 가능해졌다.
당시 공범으로 재판받았던 양모씨는 "민주화에 적극 기여한 김씨가 1986년에 사망했지만 명예를 회복시켜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외에도 1980년 6월 '학생에게 드리는 글'을 사전 검열업시 출판해 계엄법을 위합낳 이모씨(징역 장기 8월, 단기 6월), 1980년 5월 정부를 비방하는 시위를 해 포고령위반으로 검거된 조모씨도 재심청구 대상이 됐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 잘못된 과거사에 대한 재심청구 등 적법절차 준수와 인권보장의 책무를 성실히 이행하겠다"며 "공익의 대표자로서 검사의 소임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