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에 최대 1억원까지"…전국 아파트 분양 88번 불법당첨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입력 : 2021/07/28 11:00

청약통장을 매매한 뒤 위장전입·위장결혼 등 방식으로 전국 아파트 분양권 88건을 부정 당첨받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에게 청약통장을 양도한 99명도 함께 입건됐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28일 청약자의 청약통장과 금융인증서를 대가를 주고 양수한 다음 부정한 방법으로 아파트 분양권 88건을 부정 당첨받은 청약 브로커 6명과 통장 양도자 99명 등 총 105명을 주택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브로커 6명 가운데 주범 A씨(63)는 구속됐다. 또다른 브로커 2명은 동종 범죄로 이미 구치소 수용 중이며 3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부정청약 브로커들은 주로 경제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접근해 청약통장 양도를 권유했다. 양도 대가는 300만원부터 1억원까지 다양했다.
청약통장을 양도받은 A씨 일당은 위장 결혼이나 위장 전입 등 청약 점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해 전국 아파트 청약을 신청했다. 건설사와 시행사 등도 다양했다.
부정당첨 아파트 분양권은 총 88건으로 파악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3건 △부산 2건 △대구 8건 △인천 21건 △세종 3건 △경기39건 등 전국에 분포됐다. 이 가운데 위장전입으로 32차례, 위장결혼으로 6차례 당첨된 것으로 확인됐다.
88건 중에는 아파트 분양권에 당첨될 때까지 청약통장 양도자의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변경시킨 사례나 위장결혼으로 배우자만 바꿔 수차례 다자녀 특별공급에 당첨된 사례 등이 포함됐다.
또 위장이혼 이후 같은 주소지에 거주하면서 부부가 각각 다자녀 특별공급에 당첨된 경우나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북한이탈주민(기관추천) 특별공급을 활용한 사례도 있었다.
이들은 당첨된 아파트 분양권을 당첨발표 즉시 전매했다. 분양권 전매는 주택을 분양받은 사람이 그 지위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 입주자를 변경하는 것을 의미한다. 분양권 전매로 얻은 부당이익 규모는 아직 확인 중이다.
이들 일당은 분양권 당첨과 전매 후 청약통장 명의자들의 변심을 막기 위해 청약통장 양도자 명의로 허위 내용의 차용증·약속어음을 작성해 공증받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정당첨된 것으로 확인된 아파트 분양권은 국토교통부에 통보할 방침"이라며 "서울청은 앞으로도 공급질서 교란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관련 수사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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