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 허리 숙인 80살 김종인, "다시는 막말 없을 것"

"다시는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연일 터진 막말 논란에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거듭 고개를 숙였다. 80살의 김 위원장(1940년생)은 기자회견 도중 3번 몸을 숙여 사과했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터진 악재에 이유를 불문하고 잘못했다며 자세를 낮췄다. 정권 심판론으로 바람몰이를 하기는커녕 '주둥이 심판론'이 나올 판이라는 당 안팎의 위기 의식에 긴급 대응에 나섰다.

김종인 "나라가 죽느냐 사느냐 달렸다, 한번만 기회를 달라" 거듭 사과 김 위원장은 9일 오전 국회에서 대국민 사과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수도권 집중 지원유세를 시작하기 전에 사과 기자회견부터 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통합당의 국회의원 후보자 두 사람이 말을 함부로 해서 국민 여러분이 실망하고 화나게 한 것 정말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고 밝혔다.

3040 세대를 비난한 김대호 서울 관악갑 후보, 세월호 막말 논란을 또 다시 일으킨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에 대해 사과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이들을 모두 제명하겠다고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건 말이 적절한지 아닌지를 따질 문제가 아니다"며 "공당의 국회의원 후보가 입에 올려서는 결코 안 되는 수준의 단어를 내뱉은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방송된 지역방송 토론회에서 차명진 후보는 소위 세월호 유가족과 자원봉사자 간의 불륜 의혹과 관련해 세 명이 동시에 성관계를 한다는 의미의 속어를 언급했다. 해당 의혹은 인터넷 매체 등에 보도된 적이 있지만 공식 확인된 적은 없다.

김 위원장은 "전국의 후보자와 당 관계자들에게 각별하게 언행을 조심하도록 지시했다"며 "그런 일이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약속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 통합당의 모습에 실망했다고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 당의 행태가 여러 번 실망스러웠고 모두 포기해야 하는 건지 잠시 생각도 해봤다"며 "그래도 제가 생의 마지막 소임이라면서 시작한 일이고 '나라가 가는 방향을 되돌리라’는 국민 목소리가 너무도 절박해 오늘 여러분 앞에 이렇게 다시 나섰다"고 말했다.

막말 논란은 명백히 잘못된 일로서 할 말이 없지만 나라를 위해서 용서해달라는 호소다. 김 위원장은 "이 나라가 죽느냐 사느냐가 걸린 만큼 최선을 다해보겠다"며 "총선에서 통합당에 한 번만 기회를 주시면 다시는 여러분이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애초 공천 과정이 안타깝지만 지금 와서 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공천 과정에서 잘 걸러냈으면 지금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겠지만 일단 공천이 되고서 이런 발언이 나와 공천을 할 당시 심사위원들의 책임문제라든지 이런 것은 거론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서 말실수를 물고 늘어지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에게 역이용 당할 수 있다며 '제명 신중론'이 나오는 것도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당의 입장에서 단호하게 대처하면 끝난 문제"라며 "(실언이) 또 나오면 똑같은 방식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앞으로 막말 논란이 다시 터지면 즉각 제명하겠다는 엄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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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 대학·대학원생에 1인당 100만원 장학금 지급하라…교육 예산으로 충분히 가능"김 위원장은 이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맞아 모든 대학생과 대학원생에게 특별재난장학금을 지급하라고도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자영업자 등의 소득이 급감하고 있을 때 열심히 아르바이트해서 등록금 보태겠다는 안타까운 심정을 이해하고 이 분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려야 한다"며 "즉시 정부는 대학생과 대학원 학생들에게 1인당 100만원씩 특별재난장학금으로 지급해라"고 말했다.

재원 조달 문제에는 "정부가 교육부 예산에서 활용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세돈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은 "대학생, 대학원생을 200만명으로 보고 한 2조원 정도 예상이 된다"며 "대통령 의지만 있으면 조달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역시 대통령 긴급재정명령권을 발동하면 신속하게 지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