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형받은 사르코지, 유럽인권재판소행… "난 무죄, 싸움 계속할 것"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판사를 매수한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 받은 가운데 유럽인권재판소(ECHR)에서 무죄 입증에 나선다.

2일(현지시간) 일간 르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나는 불의의 희생자"라며 "법원의 결정에 항소했다. 유럽인권재판소까지 이 싸움을 가져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그는 전날 불법 정치 자금 수사와 관련해 대법원 판사를 매수한 혐의로 집행유예 2년 포함 징역 3년을 선고 받았다. 그는 2014년 자신의 비리 수사와 관련한 정보를 넘겨 받는 대가로 파기법원(대법원에 해당) 판사 질베르 아지베르에게 퇴임 후 고위 공직을 약속한 혐의를 받는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대통령을 지낸 그는 이외에도 2007년 대선 전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에 비리 자금을 받은 혐의, 2012년 대선 당시 영수증을 위조해 대선 자금을 불법으로 조성한 혐의로도 계속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프랑스의 현 제5공화국 출범(1958년) 이후 부정부패로 유죄판결을 받은 첫 전 대통령이 됐다. 실형을 받기는 했으나 집행유예 기간 2년을 제외한 나머지 1년은 자택에서 전자태그를 부착하는 조건으로 형이 감면될 수도 있다.

이날 사르코지는 "판결은 모순으로 가득했고 법관의 정치적 형평성이 의심된다"며 "조국을 비난받도록 해야 하는 일이 고통스럽겠지만 바로 그것이 민주주의의 대가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는 선고 당일 저녁에 가족과 함께 미국 TV 드라마 '더 킬링'을 시청하면서 편하게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노의 감정은 없다. 국내외의 많은 분이 나를 지지해주고 있다"며 "장기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프랑스 우파 진영의 정치적 거물로 꼽히는 그는 여전히 중도우파 진영의 거센 지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가 정계 은퇴 선언을 철회하고 2022년 대선에 출마해야 한다며 그를 지지하는 시위를 조직하고 있다.

그러나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대선출마와 관련 "무죄를 받든 그렇지 않든 정치적으로는 달라질 것이 없다"며 "나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며 그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2012년 재선에 도전했던 사르코지는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에게 패한 데 이어 2017년 대선에도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우파 공화당 내 경선에서 탈락하고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