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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어떤 자가격리

머니투데이    박종면 본지 대표|입력 : 2021/06/21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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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대부분 일은 자기 생각대로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큰 기대를 걸거나 좋은 소식을 기다릴 때 현관문을 두드리는 것은 대개 나쁜 소식입니다.

하루 일을 마치고 조금 빨리 저녁 약속장소에 도착했을 때 전날 함께 밥 먹고 논 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가벼운 감기몸살 증상을 느껴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검사했는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순간적으로 드디어 올 게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아찔했지만 정신을 차리고는 우선 같이 저녁을 먹기로 한 사람, 오늘 출근해서 함께 회의하고 점심을 먹은 동료들에게 상황을 알렸습니다. 집에도 연락해 밥 먹고 잠자고 화장실 사용하는 일을 혼자만 할 수 있도록 준비를 부탁했습니다. 가는 길에 1회용 자가검사 키트도 샀습니다.

우리가 느끼는 두려움은 실제로 그 순간 존재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아닙니다. 나중에 일어날 일에 대한 불안을 키우는 범인은 바로 두려움입니다. 명상의 고수들은 건강하지 못한 마음 상태를 내려놓고 건강한 마음을 키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바로 자기를 돌아보는 능력입니다.

1회용 진단키트 검사결과는 다행히 한 줄 음성으로 나왔지만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다고 해서인지 불안감을 덜어주지 못했습니다. 친구로부터 확진 통고를 받은 시간부터 그날 밤, 그리고 다음날 선별진료소 PCR(유전자증폭) 검사와 그 다음날 오전 보건소로부터 검사결과 통보가 오기까지 40여 시간은 악몽과도 같았습니다.

이틀 밤을 자다 깨다를 반복했습니다. 갑자기 몸이 확 더워지는 느낌이 들어 온도를 재 보면 체온이 37도까지 올라가 있었습니다. 그럴 때면 급히 해열제를 두 알 먹었습니다. 혼자서 먹는 밥은 정말 맛이 없었습니다. 평소에도 비위가 약한 편인데 밥을 먹고 나면 속이 메스꺼워 소화제를 먹어야 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체온이 37.5도를 넘지 않았고 코로나19 환자에게 나타나는 미각상실이나 기침, 인후통, 몸살증상이 없었습니다.

내 마음이 아무리 불안하고 두려움에 떨어도 특별한 증상 없이 하루를 넘기고 이틀, 사흘, 닷새, 1주일, 열흘이 지나면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이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보건소에서 검사결과가 음성이라는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행복은 별 게 아닙니다. 가족들과 둘러앉아 함께 먹는 밥 한 그릇, 레몬즙을 뿌린 싱싱한 굴과 함께 마시는 화이트와인 한 잔, 아침 저녁 동네 뒷산과 공원 산책 같은 소박하고 단순한 것들입니다. 그러나 14일의 격리기간에는 어느 것도 가능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평소 생활리듬을 잃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늘 하던 대로 아침 5시반쯤 일어나 스트레칭과 근력운동을 하고 샤워를 하고 밥을 먹고, 평소 출근할 때처럼 오전 9시부터는 책상에 앉아 재택근무를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지금까지 1000만명 넘는 사람이 검사를 받았고 짧게는 하루 이틀에서 길면 14일까지 격리됐습니다. 우리 모두 안과 밖의 모든 위험에서 안전하기를 기도합니다. 일상의 행복을 하루빨리 되찾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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