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감시했어?" 본드 흡입하고 모텔 주인 살해 50대… '징역 30년'

환각상태에서 말싸움 끝에 모텔 주인을 여러 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2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최수환)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54)씨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또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4일 오전 4시20분쯤 경기 연천군의 한 모텔에서 본드를 흡입한 상태에서 모텔 주인 B씨와 다투다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A씨는 환각상태에서 모텔 카운터 내 폐쇄회로(CC)TV 영상 송출 화면을 보고 자신을 감시한다고 오인해 항의했음에도 오히려 B씨가 경찰에 신고한다고 하자 격분해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1심은 "A씨가 범행 당시 환각상태였던 사실은 인정되나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A씨의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A씨가 수차례 폭력 전과와 다수의 환각물질 흡입 전력이 있음에도 징역형의 집행을 종료한지 5일 만에 범죄를 저질렀다"며 "A씨의 끔찍한 공격으로 B씨는 사망에 이르기까지 극심한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고, 유족들 또한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중형을 선고했다.

2심도 "A씨의 종합적인 재범위험성 수준이 '높음 또는 중간'으로 평가된다"며 "A씨가 다시 살인범죄를 저지를 위험성이 있어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그러면서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의 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지 않는다"고 항소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