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백신 맞을 권리가 있다"…父 반대에 법정 간 네덜란드 12세

네덜란드 흐로닝언주에 사는 12세 소년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한 아버지의 동의를 얻지 못하자 직접 재판에서 백신 접종 권리를 요구해 승소했다.

23일(현지 시간) BBC에 따르면 소년은 재판에서 폐암에 걸려 위독한 할머니를 보러 가기 위해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소년의 손을 들어주었다.

네덜란드에서는 12세부터 17세 청소년이 백신을 접종받기 위해서는 부모 양측의 동의가 필요하다.

소년의 어머니는 12살 아들의 백신 접종에 동의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백신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취했고 아들의 백신 접종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에 소년은 재판을 통해 본인이 백신을 맞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아버지는 재판에서 백신이 "여전히 시험 단계"에 있어 위험하며 "장기적으로 생식 기관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바트 트롬프 판사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아버지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어 "소년이 백신을 맞아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아버지의 걱정보다 크다"며 "소년이 속히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10대 청소년이 운영하는 '틴즈 포 백신'(Teens for vaccines) 단체의 아린 팔사는 "청소년들도 백신 접종을 위한 논의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며 많은 청소년이 본인의 백신 접종에 대한 의사 결정 과정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