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제주고객은 비행기 타고 지점 가야 하나요?

“제주도에서 씨티은행과 거래하던 사람은 이제 지점에 가려면 비행기 타고 가야 하나요?”

한국씨티은행이 오는 7월말부터 지점 100곳을 통폐합하면서 제주도에 영업점이 사라지게 되자 온라인에 떠도는 말이다. 제주도뿐이 아니다. 씨티은행은 현재 126개 소비자금융 영업점을 순차적으로 25개로 축소한다.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는 단 4곳의 지점만 남는다. 4곳은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광역시다. 소도시에선 씨티은행 간판을 볼 수 없게 된다.


지방에서 씨티은행 영업점을 방문하려면 기차를 타거나 시외버스나 자가용을 타고 고속도로를 달려야 하는 상황이다. 제주도에선 배를 타거나 비행기를 타야 한다. 지방 고객은 버리는 것처럼 비친다. 이에대해 씨티은행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비대면거래를 강화하는 차원일 뿐 지방 시장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아예 지점이 하나도 없는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영업을 시작했는데 영업점이 없다고 은행 거래가 불편해질 일은 없다는 것.

우선 고객 입장에선 영업점이 없으면 ATM(자동화기기)도 사라지는데 돈을 어디서 찾을지 걱정이다. 이에 대해 씨티은행은 우체국과 롯데마트, 편의점인 세븐일레븐과 등과 제휴를 맺어 수수료 없이 ATM 이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이미 거래의 95%가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있어 영업점이 없는 지역이라도 거래에 불편은 없을 것”이라며 “우체국과 롯데마트, 세븐일레븐까지 합하면 전국 1만여개의 ATM을 영업시간에 관계없이 무조건 수수료 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는 힘든 주택담보대출이다. 신용대출이야 모바일이나 인터넷뱅킹으로 비대면 처리가 가능하다고 해도 주택담보대출은 등기부등본 확인 등이 필요해 한번은 은행 직원과 만나야 한다. 이에대해 씨티은행 관계자는 “예를 들어 제주도 고객이라면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올 필요가 없다”며 “필요하면 우리 직원이 비행기를 타고 고객을 만나러 갈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점이 없는 지역의 고객을 위해 씨티은행 직원이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설명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지방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주 등 지방 영업점 폐쇄는 가능한 늦게 진행할 예정”이라며 “신설하는 여신영업센터, 고객가치센터, 고객집중센터 등을 통해 기존의 은행 콜센터와는 차원이 다른 빠르고 편리한 전화 상담을 제공하고 필요하면 직접 고객을 방문해 거래에 불편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모바일이나 인터넷 등 비대면거래가 익숙하지 않거나 은행 창구에서 직원 얼굴을 보며 업무 처리에 도움을 받기 원하는 고객들의 이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씨티은행에서 빠져나간 고객은 어디로 갈까. 지방 고객의 이탈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NH농협은행으로 이동하는 고객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씨티은행의 영업점이 아예 사라질 지방에 영업점이 많기 때문이다.

예컨대 씨티은행이 단 1곳 있는 영업점을 폐쇄하는 제주에는 출장소를 포함해 23곳의 NH농협은행 영업점을 있다. 씨티은행 직원조차 지방 고객은 농협은행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