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산하기관 '노무현 맨' 거취는?

이명박 정부의 참여정부 인사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열린우리당 출신 전혜숙 감사가 18일 자진사퇴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가족부 산하기관 소속 '참여정부 인사'들의 거취도 주목받고 있다.

열린우리당 국민참여운동본부장 출신인 전 감사는 임기만료 8개월여를 남겨놓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공식적으로는 사퇴 사유를 "일신상의 이유"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최근 새 정부의 '노무현 맨' 퇴출 바람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전 감사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 분들한테 (사직서를)내라, 말아라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브레이크 없는 독주는 위험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복지부 산하기관의 다른 분들과는 상의 없이 개인적으로 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국민연금공단 등 다른 복지부 산하기관의 임기직 인사들에 대한 거취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참여정부에서 환경부 장관을 지낸뒤 건보공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대표적인 '노무현 맨'으로 지목받고 있는 이재용 이사장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된 언급을 일절 피하고 있다.

그는 "현 시점에서 (거취에 대한) 말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직원들에게도 사실상 함구령을 내렸다. 이 이사장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내년 7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는 김창엽 심평원장은 서울대 의대 보건대학원 교수를 지낸 전문가 출신이어서 '노무현 맨'으로 분류되지는 않고 있다. 심평원 관계자는 " 김 원장에 대한 직접적인 사퇴 압박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6월로 임기가 끝나는 김호식 연금공단 이사장은 재경원 등에서 잔뼈가 굵은 경제관료 출신인데다 참여정부가 아닌 국민의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내 노무현 인사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이문령 건보공단 감사도 오는 5월로 3년 임기가 끝나 새 정부의 '노무현 코드' 밀어내기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한겨레신문 이사 출신인 연금공단 노금선 감사는 올해 말까지인 임기나 거취와 관련된 언급을 일절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복지부는 오는 25일로 예정된 대통령 업무보고에 산하 기관장을 참석시키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