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감세'로 정책 충돌 2라운드

　추가경정 예산 편성 여부를 두고 벌어진 당정 갈등 1라운드는 일단 한나라당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추진 중인 감세 법안 처리를 두고 당정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한나라당이 추진 중인 감세 법안에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정부가 반대해도 밀어붙인다는 입장이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27일 정부의 추경 포기 입장에 대해 "당연하다"고 환영하면서 "이번 임시국회에서 감세 법안 처리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는 감세를 둘러싼 정부와 한나라당의 극명한 의견차를 재확인한 자리였다. 당정은 한나라당이 제안한 58개 법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처리에 합의한 법안은 10여개에 불과했다.

　당정은 이날 감세와 기업 활성화 관련 법안 중 창업기업에 법인세 50%를 깎아주는 제도를 문화업종에도 확대 적용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의견 합일을 이뤘다.


그러나 장애인 차량에 쓰이는 액화석유가스(LPG)에 대해 개별소비세(옛 특별소비세)를 면제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정부의 반대로 의견 조율에 실패했다. 정부는 부정 수급의 우려를 이유로 세금 감면 대신 장애인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을 늘리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민용 생활필수품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는 방안도 정부의 유보적인 태도로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법인세 최저한세율을 10%에서 8%로 낮추는 법안에 대해서도 정부는 6월 이후에 추진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정부가 자꾸 감세를 안 하고 재정지출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행정하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몇 가지는 철학의 문제"라고 말했다. '작은 정부'를 지향해야 하는 이명박 정부가 '큰 정부'식 사고방식에 젖어 있다는 점을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특히 장애인 차량에 쓰이는 LPG에 대한 감세와 관련, "정부는 장애인에게 지원금으로 주면 되지 않느냐는 식인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노무현 정권과 뭐가 다르냐는 얘기가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당정은 현재 4월 임시국회에서 107개 법안의 처리를 추진 중이나 이 중 절반이 넘는 66개 법안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당정이 엇박자를 내고 있는 대부분의 법안은 한나라당이 추진 중인 감세와 규제 완화에 관한 법률이다.

　김애실 제3정조위원장은 "입법기관은 국회"라며 "한나라당은 야당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감세 법안을 이번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할 것"이라고 말해 정부 반대에도 감세 법안의 4월 국회 처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