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에서 'IB비즈니스'로 RM영역 넓혀야"

"은행에 와서 임무는 RM(Relationship Manager)을 '솔루션 매니저'로 만드는 것이다. RM이 기업 고객에게 전방위적으로 토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


양용승 하나은행 (0원 %) 기업영업그룹 부행장(54·사진)의 올해 포부다. 은행간 기업금융 경쟁이 어느 해보다 치열해지고 있을 때 기업금융을 전담하게 된 그는 론 비즈니스에서 IB 비즈니스로 RM의 영역을 확대하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필요한 니즈가 무엇인지 그것을 우리가 선제적으로 파악해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IFRS(국제회계기준)가 도입되는 때 기업이 뭘 원하는지를 사전에 파악해서 미리 체크하고 방안을 기업에 제안한다. 기업이 부족한 부분을 빨리 보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테마를 찾고 만들어 가는 게 솔루션 프로바이더다.”

양 부행장은 무수히 많은 딜을 고안하고 집행했다. 대주주 지분율이 약한 기업에게는 지배구조 보완 방법을 제안해서 성과를 거뒀다. 은행에게는 중장기적인 고객을 만들고 기업은 안정된 지배구조를 갖출 수 있어 ‘상생’ 효과가 있다.


최근에는 부산 신항만 터미널 운영권의 미래가치를 분석해 파이낸싱(Financing)을 진행 중이다. RM들이 해당기업의 재무제표를 보고 기업가치를 올릴 수 있는 방안을 찾다가 나온 아이디어였다. 전혀 가치가 드러나지 않던 이 기업은 이 딜로 8000억원 가까운 새로운 가치를 갖게 될 것이다.

그는 RM과 IB부서를 두루 거친 기업금융 전문가다. 하나은행 기업영업그룹 부행장과 하나금융지주 기업금융지원본부 부사장이라는 두 개의 현 직책은 그의 위치를 말해준다. 앞서 하나대투증권의 IB사업 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다. 금융지주의 협업 시스템을 만들어 내는 첨병이었던 셈이다.

하나대투증권 IB대표 시절에는 경쟁사들이 리먼 브러더스와 파생상품 거래로 손실을 입고 있을 때 오히려 이익을 내는 성과를 냈다. 한쪽이 손실을 내면 상대방은 이익을 낼 수 있는 ELW와 ELS 거래에서 리먼 브러더스가 손실을 입을 때 하나대투증권은 이익을 내는 거래를 했기 때문이다.

2002년까지 3년간 맡았던 하나은행 기업영업추진팀장 시절은 잊지 못할 경험이다. 보람은행과 합병 후 RM제도를 기업사업부에 제도화시키는 작업을 그가 맡았다. 씨티은행, 체이스맨해튼은행, 캐나다 소재 은행들을 찾아 다녔다. RM 제도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작업이었다. 그런 경험이 다른 은행보다 한발 앞선 기업금융 시스템을 만들고 운영하는 토대가 됐다.

"다른 은행도 주창하는 것은 비슷하다. 하나은행은 훨씬 구체적이다. 우리는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다. 의도한 바를 구현할 수 있는 설계가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