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봉 카이스트교수 사칭 10년..방송도 다 속아

허위학력으로 사기를 친 혐의로 3일 검찰에 기소된 전정봉(63)씨가 10여년전부터 카이스트(KAIST) 교수를 사칭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카이스트에 따르면, 전씨가 이 대학 교수를 사칭하게 된 것은 1999년 카이스트 산학협력단 산하 한 입주기업의 대표로 이 대학과 인연을 맺게 된 이후다.


카이스트 측은 "전씨가 카이스트 교수를 사칭하고 다닌다는 제보가 들어와 2001년 퇴거 조치됐다"며 "이후에도 그런 사칭이 계속돼 작년 5월12일 사기죄로 대전 둔산경찰서에 형사고발했다"고 말했다.

"이후 이 사건은 같은달 31일 전씨의 거주지인 서울 종로경찰서로 송치됐다"며 "전씨가 책을 낸 출판사 등에도 전씨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연락을 취하는 등 조치했다"고 했다.

전씨는 교수 행세를 하며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2006년 3월부터 2007년 3월까지 연구비 명목으로 9500만여원을 편취한 혐의로 이날 불구속기소됐다.


그는 2008년 7월 인터넷 교육사이트 운영자에게 인터넷 동영상 강사를 모집해주기로 하고 강사 계약금 3300만원을 받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를 숨기기 위해 영수증을 위조한 사실도 적발됐다.

국내 한 대학 학사인 전씨는 지난해 1월 '즐거운 생각이 인생을 바꾼다'를 출간하며 밝힌 저자약력에 서울대 졸업 후 워싱턴대에서 마케팅 석사 학위를,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소비자 구매행동 조사의 전개 방향 실증적 도입’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또 카이스트 교수 겸 한국마케팅학술연구소(KMRI) 소장, 한국사이버산학대학원(KISED) 원장으로 재직중이라고 밝혔다. KBS 라디오 ‘경제레이다’, BBS(불교방송) ‘전정봉 교수의 열린 경제’를 생방송으로 오랫동안 진행했으며, MBC TV와 SBS-GTB에서 ‘경제포커스’와 ‘기업탐구’, BBS 라디오에서 ‘전정봉의 CEO 초대석’을 진행했다고 했다.

'시장조사론', '기업성장과 마케팅', '기업의 정신', '통합마케팅', '사장학특강', '강한기업의 경쟁력', '창업닥터', '이 시대의 작은 거인들', '일류팀장도 놓치기 쉬운 36가지 베이식룰', '21C 이렇게 하면 마케팅전략 성공한다', '작지만 강한기업의 경쟁력' 등을 짓고, '마케팅석세스', '마케팅미스테이크', '21세기 전략적마케팅기획', '1분 경영실천' 등을 번역했다고 밝혔다.

2009년 12월에는 한국신문기자연합회로부터 올해의 한민족대상 마케팅경영부문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 전씨가 내세운 직책은 '한국과학기술원 한국마케팅학술원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