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있는 효리 피부 만들려면···채식해야

머니투데이

이경숙 기자

신우섭 오뚝이재활클리닉 원장은 지난해 가을, 한 환자로부터 '어처구니 없는 가족사'를 들었다.

40대 후반의 이 여성은 "지난 10여 년 동안 피부병으로 안 해본 치료가 없을 정도로 무척 고생했다"고 했다. 그의 병명은 천포창. 피부와 점막에 수포를 형성하는 만성적인 물집 질환이다. 대학병원의 피부과에서 받은 스테로이드제 치료부터 무당 굿, 민간요법까지 다했지만 그의 병세는 나아지지 않았다.

그의 병인은 가족의 식습관에 있었다. 작고한 그의 아버지는 생전에 고기를 너무나 즐겨 식용개 6~7마리를 늘 키웠다. 냉동실엔 삶은 고기가 항상 얼려져 있었다. 그의 남매는 밖에서 뛰어놀다 들어오면 간식으로 고기를 집어 먹었다.

그의 아버지는 고기를 냉장고에서 꺼내다가 쓰러져 사망했다. 그의 오빠는 위암으로 요절했다. 어머니는 20년째 당뇨와 천식, 관절염으로 앓고 있다고 했다.

신 원장이 듣고 기겁한 일화는 이제 시작이다. 그가 아버지를 매장한 지 3년만에 이장을 위해 무덤을 팠을 때 일이다. 뼈를 제외한 모든 조직은 썩어 없어졌는데 유독 복부 부위에는 하얀 것이 뭉쳐있었다. 그와 어머니가 '이게 뭘까 싶어' 어리둥절하고 바라보고 있자니, 일 돕던 인부가 말했다.

"이 양반 살아생전에 잘 드셨구만요. 이거 고기 지방이네요."

신 원장은 "천포창으로 고생하는 여성환자와 그의 가족사를 들으며 육식의 폐해를 여실히 느꼈다"며 "이 환자가 고기·생선·우유·계란이 들어간 음식을 끊고 치료를 병행한 후 환자의 벗겨진 피부 아래서 새살이 돋고 있다"고 말했다.

고기·생선·우유·계란 같은 동물성 식품에는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뿐 아니라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 있다. 콜레스테롤은 고기의 비계, 포화지방에 많이 들어 있다.

황성수 대구의료원 신경외과 박사는 "콜레스테롤을 많이 섭취하면 비만, 당뇨병,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며 "동물성 식품에는 콜레스테롤이 너무 많이 들어있다"고 경고한다.

반면 식물성 식품은 아무리 먹어도 콜레스테롤이 몸에 축적되지 않는다. 황 박사는 "우리 몸이 필요한 영양분을 꼭 맞게 갖고 있는 건 식물성 식품"이라며 "우리 몸은 단백질, 콜레스테롤은 적게 필요로 하는데 식물성 식품은 적게, 동물성 식품에는 많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우리 몸이 많이 필요로 하는 탄수화물, 섬유질, 항산화 성분은 식물성 식품엔 많이 들어 있고 동물성 식품에는 없다.

연예인들처럼 윤기 있는 동안 피부를 가지고 싶다면 식물성 지방을 섭취하는 것이 유리하다. 항산화 성분이 식물성 식품에만 들어 있기 때문이다. 동물성 식품엔 항산화 성분이 없다.

황 박사는 "피부 노화를 일으키는 활성산소(freeradical)를 억제해주는 베타카로틴, 비타민 C, 비타민E, 셀레늄 같은 영양소가 대표적인 항산화 성분인데 식물성식품에 함유되어 있다"며 "항산화 성분은 우리 몸 속에서 동맥경화증 예방, 암 발생 억제, 노화억제, 염증 억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인기스타 이효리가 고기를 끊은 건 동물뿐 아니라 그의 피부에도 이로운 선택이었던 셈이다.

◇자료 제공= '베지닥터스'(www.vegedoctor.com). 이 단체는 채식을 기본으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면역력을 높이는 예방의학을 보급하기 위해 뜻을 모은 의사·치의사·한의사의 모임이다. 올 5월 21일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창립총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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