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단가 10분기만에↓..교역조건 7분기째 악화

올 2분기 국제 원자재가격이 하락한 영향으로 수출단가지수가 10분기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반면 수입단가지수는 소폭 오르며 순상품교역조건이 7분기 연속으로 악화됐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분기 중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지수'에 따르면 2분기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75.2로 지난해 같은 기간(79.7)보다 5.6%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10년 3분기 이후 7분기 연속 하락한 것으로 전 분기(-6.4%)에 비해서는 하락폭이 축소됐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란 한 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으로 지난 2005년이 기준(100)이다. 즉, 2005년에는 한 단위 수출대금으로 100개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었지만 1년 전에는 이 양이 79.7개로 줄었고 올해 2분기에는 75.2로 더 떨어졌다는 의미다.

2분기 순상품교역조건이 이처럼 악화된 것은 수출단가지수가 전년 동기에 비해 4.9% 하락했기 때문이다. 수출단가지수가 하락한 것은 2009년 4분기(-1.4%) 이후 10분기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반도체(-27.7%), 화공품(-8.9%), 철강제품(-8.8%) 등의 수출단가가 하락한 가운데 유가 등 원자재가 하락에 석유제품 수출단가도 6.1% 하락으로 전환한 점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반면 수입단가지수는 원유 등의 원자재와 자본재를 중심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0.8% 상승했다. 상승폭은 1분기(7.3%) 보다 크게 낮아졌다.


그동안은 수출단가지수와 수입단가지수가 모두 상승한 가운데, 수입단가지수가 더 많이 올라 순상품교역조건이 악화됐지만 이번에는 수출단가지수가 하락한 점이 다른 때와 다르다. 한은은 "석유제품 수출 단가 하락은 지난해 일본 대지진 등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많았던 기저효과도 반영됐다"며 "석유제품이 원유보다 더 빨리 국제 원자재가 하락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의미하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37.3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138.3) 보다 0.7% 하락하는 데 그쳤다. 순상품교역조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수출물량이 늘어나면서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이다.

한편 2분기 수출물량지수는 반도체, 철강제품, 자동차부품 등을 중심으로 전년 동기대비 5.2% 늘었다. 전 분기(6.5%)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둔화됐다. 수입물량지수는 전기·전자기기 등 자본재를 중심으로 3.1% 감소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