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간·웰스파고 호실적에도 주가 하락 이유는?

미국의 대표적인 금융회사가 12일(현지시간) 3분기 어닝시즌 들어 처음으로 실적을 공개했다.

JP모간은 순익과 매출액 모두 예상을 웃돌았고 웰스파고는 순익은 기대보다 나았지만 매출액이 다소 예상에 못 미쳤다. 겉보기엔 그리 나쁘지 않은 실적이었지만 주가는 JP모간이 1.14%, 웰스파고가 2.64% 하락하며 은행주 매도세를 촉발시켰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JP모간과 웰스파고의 이날 실적 발표로 주택시장이 개선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지만 모기지 대출과 관련한 걱정거리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임스 다이먼 JP모간 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주택시장이 분기점을 돌았다"고 말했다. 팀 슬론 웰스파고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우리는 (주택시장이) 고비를 넘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시에 JP모간과 웰스파고의 3분기 실적은 미국의 경기 회복과 은행주를 내리 누르고 있는 부담 요인을 확연히 드러냈다.


모기지 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모기지 차환이 늘자 은행들은 저금리로 인해 이익 마진이 큰 압박을 받았다. 아울러 투자자들은 은행들의 영업 비용과 법률 관련 비용에도 주목했다.

스턴 애지&리치의 은행업 애널리스트인 토드 해저먼은 "어닝의 근본적인 질이 실망스러웠다"고 평가했다.

자산 기준으로 미국 최대의 은행인 JP모간은 3분기에 모기지 대출이 57% 늘어났다. 미국 최대의 주택담보대출 기관이자 자산 규모 4위의 은행인 웰스파고도 모기지 대출이 50%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JP모간은 3분기 순익이 57억1000만달러로 1년 전에 비해 34% 늘었고 웰스파고는 49억4000만달러로 22% 증가했다.

JP모간과 웰스파고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건강한 은행으로 부상했고 인사이드 모기지 파이낸스에 따르면 두 은행은 미국 전체 모기지 대출의 44%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JP모간은 3분기 전체 모기지의 75%, 웰스파고는 72%가 차환이었다.

문제는 두 은행 모두 이미 현금이 많은 상황에서 3분기에 예금을 대폭 늘었다는 점이다. 모기지 금리가 낮아진 반면 신용등급이 높은 대출자가 많지 않고 국채수익률마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해 두 은행은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이 결과 JP모간의 순이자마진(NIM)은 1년 전 2.66%에서 2.43%로 내려갔고 웰스파고는 3.84%에서 3.66%로 떨어졌다.

또 다른 우려는 현재의 차환 수요 증가세가 조만간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모기지 금리는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달 모기지 증권 매입을 시작하면서 사상최저치로 떨어졌고 이 결과 모기지 은행협회(MBA)에 따르면 차환 수요는 지난 9월말 3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다.

주택시장이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부실 모기지 대출 문제도 여전했다. 특히 JP모간의 다이먼 CEO는 모기지 문제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원금을 갚지 못하고 있는 모기지 대출이 여전히 많아 부실채권을 해결하기 위한 자금이 다소 오랫동안 많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수백만 가구가 여전히 집값보다 더 많은 주택담보대출을 안고 있고 압류 주택건수도 높은 상황이다. 올들어 주택가격이 반등했지만 주택시장 버블이 터지기 직전 고점에 비해서는 여전히 평균 30%가량이 낮다.

두 은행은 또 금융위기 전후로 이뤄진 모기지 증권과 관련해 수많은 소송에 직면해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주 웰스파고가 연방정부가 보증하는 모기지를 무모하게 이용했다는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2008년 이후 미국의 대형 7개 은행은 모기지와 관련한 비용과 소송으로 총 760억달러를 소비했다. 이 가운데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지난 2분기까지 391억달러로 가장 많은 돈을 썼고 JP모간이 216억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JP모간은 3분기에도 주로 모기지 관련 법률 문제로 인한 소송비용으로 6억8400만달러를 썼다. 지난주 뉴욕주 검찰총장은 JP모간이 인수한 베어스턴스가 모기지 증권 판매와 관련, 사기 혐의가 있다며 JP모간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