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 올려진 사회문제' 해결하러 나선다

▲ 우승주 날으는자동차 단장.

“우리나라에서 아동극은 성인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공연이 대부분이다. 어린이들이 공연하는 아동극은 발표회 수준에 머무는 것이 현 상황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극단 ‘날으는자동차’가 세상으로 나왔다. ‘아이들에게 즐거운 하루를 선사하자’는 목표로 출발했다.


날으는자동차는 어린이가 배우인 국내 유일의 극단이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20여편이 넘는 창작뮤지컬을 선보였다. 2010년에는 서울형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기도 했다.

◇ 사회 공헌 하고파…CEO에서 극단 단장으로 변신

날으는자동차를 이끌어가는 우승주 단장은 연기를 전공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연극, 극단에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부산, 서울, 경기, 대구, 대전 지역의 500여개 학교에서 실시하는 특기수업(뮤지컬부)을 진행하는 강사를 파견하는 회사를 운영했을 뿐.


한 달에 1억50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던 그가 극단 창단을 결심한 것은 취약계층 청소년의 이야기를 듣고난 후 부터였다.

우 단장은 “저소득층 어린이들은 교육 환경이 취약하다. 특히 예술 교육은 꿈을 꿀 수도 없더라”면서 “환경이 어렵다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 아이들에게 무언가 힘이 되어줘야겠다고 생각해서 극단을 만들기로 결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반에는 ‘잘 할 수 있을까, 아이들이 잘 따라올까’라는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 하지만 하루하루 보내면서 그러한 생각들이 기우였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처음에 자신의 이름도 제대로 말하지 못하던 학생이 전교 회장으로 선출되고, 가정 불화로 문제를 일으키던 학생은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얼굴색과 표정, 성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학생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그래서 극단 창단 후 매년 다양한 창작 공연을 무대에 올릴 수 있었다.

첫 작품으로 이순신 장군과 같은 위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리틀히어로’를 선보였다. 이후 어린이들의 성장을 다룬 뮤지컬인 ‘악동5총사’를 기획했다. 하지만 두 작품 모두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신선한 스토리와 기획이 필요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환경뮤지컬.

‘나중에 커서 돈을 많이 벌어 지구에 있는 모든 산을 살 것이다. 사람들이 더이상 자연을 해치지 못하게 하겠다’라는 한 아이의 꿈이 작품 기획의 밑바탕이 됐다. 이어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다룬 ‘지구를 지켜라’, 지구 온난화로 추운 날씨에도 활개를 치고 다니는 모기 이야기를 다룬 ‘100살 모기 소송사건’ 등 다양한 창작뮤지컬을 내놓았다.

◇ 연극 통해 사회문제 해결

날으는자동차는 지난해 말 어린이뿐 아니라 직장인, 주부, 대학생 등 모든 연령대의 일상과 고민을 이야기를 다루기 위해 ‘시민극단(쏠트뮤지컬컴퍼니)’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시민극단에는 어린이 극단인 ‘날으는자동차’를 비롯해 전문 공연단인 ‘주니어단’, 청소년영어 극단 ‘드림프로젝트’, 대학생 극단 ‘날뛰기프로젝트’, 주부 극단 ‘춘자’, 직장인 극단 ‘오늘은칼퇴근’, 실버극단 ‘늴리리’ 등을 포함시켰다.

시민극단의 공연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기존에 널리 알려진 유명 작품을 무대에 올리지 않는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들을 소재로 한다. 이는 대본, 작곡, 연출, 안무, 무대 의상, 녹음, 조명, 음향, 인쇄, 홍보, 기획, 번안 등 모든 공정을 자체적으로 소화해낼 수 있기 때문.

최근에는 새터민, 다문화가정,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우 단장은 “연극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면서 “예술은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것이다. 예술을 통해 이들의 삶이 더욱 풍요로워 지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 사회적기업으로 자립이 목표

날으는자동차는 지난해 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15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한다. 무엇보다 사회적기업으로서 생존, 자립이 가장 큰 과제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전문가를 통해 컨설팅을 받고 있다. 시민극단 내 사업성이 없는 분야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칼질을 단행할 예정이다. ‘버릴 것은 버리고 가능성이 높은 곳에 집중한다’는 것.

그 결과 대학생 극단과 어린이 영어뮤지컬 극단을 강화키로 했다. 또 시간이 자유롭지 못한 직장인과 주부 그룹은 폐지키로 했다.

우 단장은 “주부들은 ‘연극을 통해 내 이름을 알렸다. 나를 다시 찾게 해줬다’라고, 직장인들은 ‘신나는 하루를 선물 받아 6일을 버틸 수 있었다’라고 말해 굉장히 뿌듯했다”면서 “두 극단이 폐지가 돼 아쉽지만 그만큼 다른 곳에 집중해 극단을 더욱 번창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꿈을 설계 중이다. 국어, 수학, 영어 등 중요 과목을 뮤지컬로 배우는 대안학교를 계획하고 있다.

이어 그는 “모든 사람들에게 예술을 통해 내재된 에너지의 100%를 발견하는 떨림을 경험토록 해주겠다”면서 “10년 정도 되는 시간 동안 겪어온 실패와 성공이 지금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하면서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