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도 '빈익빈 부익부'..영업이익 양극화

국내 상장제약사 매출 상위 10개 기업 2011~2013년 상반기 영업이익 비교. 단위:억원,%

대형제약사들이 중소제약사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약가 인하 후유증에서 벗어나 실적개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력이 뛰어나고 연구개발과 수출도 더 낫기 때문이다. 반면 제네릭(복제약) 위주로만 영업하고 있는 중소제약사들은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실적도 고전하고 있다.

10일 국내 상장 제약사 53개사의 올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 상위 10개 제약사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8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82억원)보다 43% 늘었다. 특히 10개 제약사 중 유한양행 (68,800원 ▼1,000 -1.43%)과 한미약품 (283,500원 ▼3,000 -1.05%), 종근당 (56,500원 ▲500 +0.89%), JW중외제약 (28,700원 0.00%) 등 7개 제약사는 전체 매출도 지난해보다 더 증가했다. 이들 상위 10개 제약사의 올 상반기 매출은 2조8878억원으로 지난해(2조7634억원) 대비 4.5% 증가했다.


반면 매출 11~30위까지 20개 제약사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 증가폭은 대형 제약사보다 한결 낮았다. 한독약품과 동화약품 같은 20개 제약사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27% 늘어나는 데 그쳤다. 매출 증가율도 3.9%에 머물렀다.

또 연매출이 1000억원 이하인 23개 소형 제약사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4.3% 늘어나는데 그쳤고, 매출 증가율도 2.6%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실적 양극화는 대형 제약사의 경쟁력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방증이다. 대형제약사의 한 영업본부장은 "약가 인하 이후 리베이트를 주기 어려운 영업환경이어서 과거에 비해 전문지식을 가진 영업사원들이 더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며 "의사들이 동일 가격의 복제약이라면 대형 제약사 제품을 더 선호하는 것도 실적에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영업본부장은 "대형제약사는 규모의 경제를 활용해 다양한 영업을 할 수 있지만 리베이트 영업을 할 수 없는 중소 제약사들은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 영업력이 남다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유한양행과 종근당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각각 26.4%, 25.4% 증가했다.

연구·개발과 수출 능력도 대형제약사 실적을 중소형 제약사보다 돋보이게 한 요인이다. 대형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신약후보물질을 기술 이전할 경우 기술 수입료는 물론 매출에 연동되는 로열티까지 챙길 수 있어 실적개선에 힘이 실린다. JW중외제약이 대표적인 경우로 지난해대비 영업이익이 406% 증가했다.

노경철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 약가규제 정책으로 대형제약사와 중소제약사의 실적 양극화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앞으로 대형제약사들이 구조조정을 못하고 도태된 중소제약사의 파이를 더욱 많이 가져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