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탈당' 거론 불구 "사퇴하라"···막장 새정치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사진=뉴스1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둘러싼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이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박 위원장이 '탈당'이라는 벼랑 끝 카드까지 꺼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사퇴촉구'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박 위원장은 15일 자택이 아닌 모처에서 칩거하며 자신의 거취에 대한 고민을 이어갔다. 이날 오전 예정됐던 원내대책회의도 취소했다. 박범계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박 위원장이 전화기도 꺼놓고 연락이 안되는 상황"이라며 "여러 정황상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전날(14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민공감혁신위원장 및 원내대표 사퇴는 물론 탈당까지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유승희, 최재성 등 새정치연합의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지난 14일에 이어 이날도 모임을 갖고 박 위원장의 당직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유 의원은 모임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박 위원장의 사퇴요구"라며 "박 위원장이 자진사퇴하지 않을 경우 공동대응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의원은 "사퇴요구는 이미 3선 의원, 중진의원, 원로모임, 초선의원 등에서 몇 주간 지속됐다"며 "자진사퇴를 요구했는데 진척이 없어서 다시 촉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박 위원장의 탈당 언급에 대해 유 의원은 "사실이 아니길 바라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당 중진들과 중도온건파 의원모임인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등도 각각 모임을 갖고 대안 모색에 나섰다. 두 모임 모두 전체 의원들의 의사를 묻는 절차가 우선돼야 한다는 공통된 의견을 내놨다.

이날 오전 중진의원 모임에 참석한 이석현 의원은 "(의원들) 모두 보도를 보고 (탈당 언급에 대해) 알았다"며 "당장 대책을 세우자는 견해도 있었지만 박 위원장 본인 생각도 있는 것 같으니 나올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중진의원 모임에 참석한 박병석 의원은 "빠른 시일 내 의총을 열어서 현안 모든 문제를 정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민집모 역시 "당내 갈등이 해소되고 당이 다시 건설되려면 국회 현안에 대해 (당내) 총의를 모으는 절차가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전수조사나 전체 의원들이 의사를 밝힐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당내 일부 강경파 의원들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부각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주선 의원은 "책임을 과도하게 묻다가 당 자체가 와해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며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고 말했다.

황주홍 의원도 "박 위원장이 잘못한 게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당의 구조와 체질 문제"라며 "박 대표에게만 돌팔매질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새정치연합 지도부와 원내대표단은 "박 위원장의 탈당만은 결단코 만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조정식 사무총장과 우윤근 정책위의장,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 민병두 민주정책연구원장, 김현미 전략홍보본부장, 윤관석 수석사무부총장 등은 오찬회동을 갖고 이 같은 입장을 정리했다.

박 대변인은 "오늘(15일) 중에 조 사무총장과 김 원내수석부대표가 직접 박 위원장과 접촉, 탈당과 관련된 진의를 확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