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회항' 영향? 대한항공·아시아나, 올해 1380명 승무원 채용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항공업계가 신규 노선 취항 등을 계기로 대규모 승무원 채용에 나선다. 유가 하락으로 업계가 호황을 맞으면서 항공기를 추가 도입하거나 신규 노선에 취항하는 항공사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21,900원 ▼50 -0.23%)은 올해 900명, 아시아나항공 (11,170원 ▼110 -0.98%)은 480명의 객실승무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이 승객들에게 객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사진 DB

대한항공은 매년 약 600명 규모의 객실 승무원을 채용했지만 올해는 신규노선 확대 등을 이유로 예년보다 채용규모를 50% 늘렸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2012년 이후 최대 규모인 480명을 올 한 해 동안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승무원 채용은 보통 상반기(1~2월), 중반기(5~6월), 하반기(9~10월) 등 세 차례로 나눠 선발하며, 여승무원과 남승무원을 시기를 달리 해서 뽑는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보유대수를 감안하면 대한항공과 비슷한 비율로 신규 승무원 인력을 충원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신규 노선이 확대되고 차세대 항공기 도입이 계획돼있어 필요인력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항공사는 객실승무원 채용 시 토익이나 영어 말하기 점수 등을 접수받고 있으며 어학성적 우수자를 우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채용전형은 서류심사를 거쳐 실무면접, 임원면접/영어구술시험, 건강검진 체력측정/인성검사 순으로 진행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진행한 객실 남승무원 하반기 공채에서 이례적으로 3차 임원면접을 생략하고 2차까지의 면접결과만으로 합격자를 통보하기도 했다. 객실서비스 사업부를 총괄하던 조현아 전 부사장이 '땅콩회항' 사건으로 물러난 사건이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구직난에 시달리는 취업준비생들은 항공업계의 대규모 승무원 공채를 '땅콩회항' 사건과는 무관하게 반기는 분위기다. 특히 승무원 채용은 직무 특성을 반영해 태도, 사진 찍는 법 등까지 강의하는 사설 학원이 인기를 끌 정도로 경쟁률이 치열하다. 재수, 삼수 등을 하며 항공 승무원만 준비하는 지원자도 상당수다.

객실승무원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한 구직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항공업계의 승무원 처우가 조금이라도 나아졌기를 기대한다"며 "2년 간 인턴 생활을 거쳐야 하고 항공스케줄에 제약을 받지만 어떤 직업에도 장단점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