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화 급락, 車업계 '빨간불'…쌍용차 수출 '제로'

머니투데이

박상빈 기자

루블화 가치의 약세로 현대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계의 러시아 사업에 경고등이 켜졌다.

9일 외환시장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루블화는 지난해 3월26일 1루블당 30.35원 고점을 찍은 후 하락해 지난달 2일에는 최근 1년 중 최저치인 15.66원을 찍었다. 11개월 사이 48.4%가 떨어진 것.

최근 소폭 반등해 1루블당 18원대를 회복했지만 저유가 흐름과 러시아 시장의 소비심리 위축으로 루블화 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국내 5개 완성차 업체의 지난 1월 러시아 수출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1만837대)보다 71.4% 급감한 3097대에 그쳤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1월 러시아 수출 판매량이 1699대로 지난해 같은 달(3597대)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기아차는 지난해 1월 2393대에서 894대로 줄어 수출량이 60% 이상 급감했다. 한국GM은 지난해 1월 4459대에서 488대로 수출량이 줄어 10분의1 토막이 났다.

쌍용차는 지난해 1월 388대 수출했지만, 지난 1월 단 1대도 러시아에 수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쌍용차는 러시아에 완성차 형태로 수출을 하고 있어 피해가 더 크다. 르노삼성만 0대에서 16대로 러시아 수출 물량을 늘렸지만 물량 자체가 미미한 수준이다.

수출량 감소의 이유는 러시아에 수출을 할수록 되레 실적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1루블당 30원 정도에 판매했던 차량을 지금은 18원대로 판매하는 만큼 팔수록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 각 업체들은 러시아 수출 물량을 다른 해외 시장으로 돌리며 이익 감소에 대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러시아시장은 전반적인 시장 여건 악화에 따른 소비심리 둔화로 업체 간 점유율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며 “시장 침체를 타개하기 위한 러시아 정부의 향후 정책 향방에 따라 시장 수요나 업체의 전략에 변화가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