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 상폐 위기… 협력사 등 2차피해 우려(상보)

시공능력평가 순위 26위인 경남기업 (113원 ▼91 -44.6%)이 자본전액잠식에 빠지면서 증시 퇴출 위기에 놓였다. 이달 말까지 자본잠식 등의 상장폐지 요건을 없앴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돼서다.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 등의 신규자금 출자 등에 따라 상장폐지를 면할 수 있지만 채권단의 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법정관리로 전환될 수 있다. 경남기업이 법정관리에 놓일 경우 협력사 등 2차 피해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경남기업에 따르면 2014년 당기순손실은 2657억원이다. 2013년 310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후 2년간 대규모 적자가 누적되면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493억원을 기록, 자본전액잠식에 빠졌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국내와 해외 건설경기 악화로 인한 손실"이라고 설명했다.

자본전액잠식으로 경남기업은 상장폐지될 처지에 놓였다. 경남기업은 이달 말까지 자본잠식 등의 상장폐지 요건을 없앴다는 사실을 거래소에 입증해야 한다.

한국거래소는 자본 확충 등의 폐지 요건을 해결했다는 입증 자료를 바탕으로 별도의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거쳐 상장 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하지만 이를 입증하지 못하거나 자구책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채권단 지원 거부로 경남기업이 법정관리에 놓일 경우 협력사와 일반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법원이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될 경남기업에 대해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 명령을 내릴 경우 금융거래 등이 동결되는데다, 법정관리 여파로 주식 가치가 떨어질 수 있어서다.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은 이날 수출입은행, 서울보증보험, 우리은행 등 경남기업 채권단의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구체적인 안건은 채권단에 통보하지 않았지만 이날 경남기업 자본전액잠식과 관련, 자구책 마련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풀이된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신한은행에서 긴급소집 한 자리인데 안건을 통보받지 못하고 참석했다"며 "경남기업 자본잠식 소식에 너무 당황스러운데 자료를 가지고 온다고 했으니 일단 확인해 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실적이 어느 정도 나쁘다고 들었지만 막상 실적을 열어보니 예상했던 손실에 2배가 넘어 당황스럽다"며 "이 같은 정보를 오픈하지 않고 지금까지 끌고 왔다는 것에 황당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