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엄격히 다뤄야"…동국대 사무처장 발언에 학생들 반발

동국대 학생들이 16일 교내 만해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인 사무처장을 규탄했다. /사진=이진호 기자

총장 선임과 관련해 내홍을 겪었던 동국대학교 재학생들이 법인 사무처장을 규탄하고 나섰다. 부적절한 언사로 학생들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것.

최장훈 동국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과 재학생들은 16일 교내 만해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학교 법인 사무처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동국대 법인 사무처장 종민스님은 지난 11일 조계종 산하 종립학교 관리위원회에 참석해 "동국대는 종단이 설립한 대학이니 조계종이 운영함은 당연하다"며 "학생들을 엄격히 다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가자들은 회견문을 통해 "우리 학생들은 이 소식을 접하고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며 "학교 법인이 동국대의 1만5000명 학생들의 존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는 발언"이라고 일침했다.

또 "학교 운영 예산의 70% 이상이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며 법인 사무처와 이사들은 더 잘 알 것"이라며 "학교의 운영을 상당 부분 책임지는 학생들보다 법인과 이사들이 조금이라도 나은 점이 과연 무엇이냐"고 성토했다.


이어 "학생들을 존재 자체로부터 폄훼하고 사회를 이끌어가는 주체가 아니라 '애 취급'을 했다는 것에 학생 사회는 충격에 휩싸여 있다"며 "종민스님에 대한 비난과 분노의 여론이 새롭게 타오르고 있는 점을 직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동국대는 지난 11일 총장으로 선임된 보광스님의 논문 표절논란과 관련해 총학생회를 위시한 학생들은 지난 겨울부터 반대 행동을 이어왔다. 선임을 반대하며 45일간 교내 조명탑에서 고공농성을 했던 최장훈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은 이날 "농성천막을 철거한다"며 "방학 기간 동안 총장 퇴임과 관련한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