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타임라인]페북에서 바로 보는 기사, '미디어 혁신' 이룰까

최근 개봉한 영화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의 한 장면. 열혈 연예부 수습기자 도라희(박보영 분)가 작성한 기사가 회사의 반대로 출고되지 못하자, 선배 기자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게시판 등에 반복적으로 기사를 올린다. 결국 해당 기사의 키워드가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게 되면서 언론사를 통해 출고된 것 이상의 파급력을 유발한다.

영화는 극단적인 상황을 그려냈으나 언론의 플랫폼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포털, SNS 등을 통해 퍼지는 이슈가 언론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시대다. 종이신문 구독 급감에 따른 오프라인 시장 위축과 온라인 플랫폼 구축 실패 등이 주 원인이다. 조만간 상당수 언론사들이 콘텐츠 하청업체로 전락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마저 나온다.


그동안 포털이 절대적인 기사 유통 플랫폼으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했다면 모바일을 등에 업은 SNS가 포털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기사, 보도사진 공유로 급성장한 SNS가 자체적인 기사 유통 플랫폼 구축에 나선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페이스북이 지난 5월 선보인 '인스턴트 아티클'이다. 인스턴트 아티클은 언론사 기사를 페이스북 뉴스피드에서 바로 보여주는 서비스다. 그동안 페이스북은 뉴스피드에서 기사 링크와 본문 일부만 보여주고, 전문은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읽도록 했다. 페이스북에 따르면 기존 방식으로 기사를 불러오면 약 8초가 걸리는 데 비해 인스턴트 아티클은 10배 정도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고화질 사진 감상, 사진 확대, 동영상 자동재생, 360도 동영상 등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인터랙티브 지도와 오디오 캡션을 제공하고, 기사 중 특정 내용에 따로 '좋아요'를 누리고, 댓글을 달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될 예정이다. 다양한 기술 지원을 통해 기사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


언론사들의 트래픽 감소 우려에 대해서는 광고수익 배분이라는 대안을 제시했다. 페이스북은 인스턴트 아티클의 트래픽을 개별 언론사 트래픽에 합산하고, 언론사가 자체 유치한 광고 매출은 전액 가져가도록 했다. 페이스북에서 유치한 광고의 경우도 매출의 상당부분(미국 70%)을 언론사 몫으로 배정한다. 지난달에는 테스트 지역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으로 확대하고, 50여개 언론사를 초기 협력 파트너로 선정했다. 페이스북은 내년 중 인스턴트 아티클의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페이스북이 선보인 새로운 형태의 기사 유통 플랫폼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포털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온라인 기사 유통구조의 부작용을 줄이면서 주도권이 언론사에 있는 추가적인 선택지가 생기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별도 광고수익을 올릴 수 있고, 수익 배분구조 역시 투명하게 공개된다는 것 역시 큰 장점이다. '어뷰징'(동일 기사 반복 전송) 행위를 줄이고, 차별화된 콘텐츠 제작에 주력하는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란 기대도 존재한다.

반면 페이스북의 언론 장악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인스턴트 아티클을 모든 언론사가 도입할 수 있는 서비스로 확대해 이런 우려를 불식시킬 방침이다. 페이스북의 새로운 시도가 언론계에 혁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