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7일 英메이와 첫 정상회담…'포스트 브렉시트' 논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랭글리의 중앙정보국(CIA) 본부를 찾아 연설하고 있다./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정상회담 상대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를 낙점했다. 미국과 영국의 새 무역협정이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21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메이 총리가 오는 27일 백악관에서 회담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는 취임 이후, 메이는 '하드 브렉시트'를 선언한 이후 처음 갖는 정상회담이다. 메이 총리는 지난 17일 연설에서 영국이 유럽연합(EU) 단일시장에서 완전히 발을 빼는 '하드 브렉시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이 '하드 브렉시트'를 단행하면 EU 회원국은 물론 미국 등 다른 나라들과 개별 협상을 통해 무역협정을 맺어야 한다.

트럼프가 브렉시트를 적극 지지해온 만큼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은 새 무역협정의 조기 체결을 위한 논의를 벌일 전망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트럼프가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메이 총리 측에서 다른 해외 정상들을 제치고 트럼프와 첫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지적했다. 당장은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지만 전임 정부를 의식한 행보이기도 하다. 메이의 전임자인 토니 블레어나 고든 브라운 전 총리도 각각 2001년과 2009년에 다른 유럽 정상들을 제치고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당시 신임 대통령을 만났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텔레그라프는 메이 총리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중요성도 강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는 나토를 비롯한 동맹국들이 미국에 기대 '공짜 안보'를 누린다고 비판해왔다. 텔레그라프는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메이 총리가 GDP(국내총생산)의 최소 2% 수준의 국방비 지출을 약속하고 다른 나토 회원국에도 비슷한 규모의 지출을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내놓을 수 있다고 봤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과 메이 총리의 백악관 회담 뒤에 트럼프가 곧 영국 답방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스파이서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31일에는 엔리케 피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회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그동안 자신이 취임하면 멕시코 국경에 담장을 쌓겠다며 건설비는 멕시코 정부가 치르게 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는 이민, 통상 문제가 화두가 될 전망이다.

멕시코 정부는 페냐 니에토 대통령이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회담을 통해 양국이 모두 이익을 볼 수 있는 관계를 만들기 위한 열린 대화를 촉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