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시장은 쪼그라드는데…'슈즈 편집숍' 급증

국내 신발 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신장이 예상되는 반면 슈즈 편집숍 시장은 확대될 전망이다. ABC마트, 슈마커, 레스모아 등 기존 신발 편집숍 전문 기업을 비롯해 이랜드의 폴더, 롯데마트의 스매싱나인 등 패션·유통 업체들도 가세해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신발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2.5% 줄어든 6조2563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국내 신발 시장은 2009년 3조8676억원에서 2012년 6조2701억원으로 4년간 연평균 18% 이상 고속성장했다. 하지만 2012년 6조원을 돌파한 이후 △2013년 6조8679억원 △2014년 6조6002억원 △2015년 6조8803억원 △2016년 6조4191억원 등 한 자릿수 성장하거나 역신장하는 등 수년간 정체됐다.


반면 올해 슈즈 편집숍 시장은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1조3000억원 규모로 전망되는 등 지속 성장하고 있다. 업계 1위 ABC마트는 상권별로 차별화된 매장 전략을 펼치며 1위 굳히기에 힘쓰고 있다. 업계 2·3위를 다투고 있는 레스모아와 슈마커는 올해 새로운 전략을 앞세워 입지 강화에 나선다.

ABC마트는 △일반 ABC마트 △MS(메가스테이지) △그랜드스테이지 △프리미어스테이지 △메가스테이지 by ABC-MART △온더스팟 △아울렛 △온라인몰 등 상권·상품별로 유통망을 8가지로 확대해 운영 중이다. 최근 197번째 매장을 오픈해 올해 목표로 내세운 200호점 돌파를 눈앞에 뒀다.

금강제화 계열사 스프리스가 운영하는 레스모아는 내년부터 대리점 사업을 본격화한다. 현재 전국 80여개 레스모아 매장은 모두 직영점으로 내년부터 대리점 확대를 위한 점주 모집에 한창이다. 지난 4월엔 새로운 콘셉트 매장 '레스모아 스포츠'도 오픈했다. 스니커즈 브랜드 '스프리스' 매장도 전국에 80여개 운영 중인데 향후 순차적으로 레스모아 매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레스모아 관계자는 "향후 레스모아는 메가숍·스포츠·대리점 등 3가지 유통망으로 확대하고 다양한 PB(자체브랜드)를 구성하는 등 유통·상품 차별화에 나설 것"이라며 "내년 6월까지 100호점 돌파가 목표"라고 말했다.

슈마커는 유럽 최대 패션·신발 멀티숍 'JD 스포츠 패션'(JD Sports Fashion, 이하 JD스포츠)과 손잡고 국내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JD스포츠는 영국·프랑스·독일·호주 등 14개국에서 1250개 이상 매장을 운영 중이다. 슈마커는 현재 전국에 '슈마커' 140여개, 프리미엄 스포츠 슈즈 편집숍 '핫티(HOT-T)' 23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슈마커 관계자는 "핫티와 JD스포츠의 장점을 결합, 국내에 없던 새로운 멀티숍을 선보여 시장 판도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랜드그룹은 슈즈 편집숍 '폴더' 매장을 현재 60여개에서 내년 70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2012년 론칭한 후발 주자지만 프리미엄 콘셉트를 앞세워 젊은층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랜드 폴더 관계자는 "폴더는 전면 개방된 인테리어와 기존 편집숍과 차별화된 감각적인 매장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다"며 "희귀 브랜드 제품으로 트렌드세터를 공략하고 의류·액세서리 등 패션 상품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스매싱나인' 1호점을 오픈하며 슈즈 편집숍 시장에 진출했다. 올해 안에 9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업계 전반에 걸쳐 스포티즘 트렌드 확산으로 운동화·스니커즈 수요의 증가, 취향 다양화 등으로 여러 브랜드 제품을 한번에 만나볼 수 있는 슈즈 편집숍이 각광 받고 있다"며 "기존 업체들은 각자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유통 기업들의 진출도 이어지는 등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