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감] 김현권 "AI 살처분 농가 보상금..하림 등이 가로채"

머니투데이

박상빈 기자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뉴스1

하림 (3,190원 ▲45 +1.43%), 체리부로 등 국내 가금식품업체들이 병아리, 사료 값을 부풀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농가에 지급하는 AI(조류인플루엔자) 살처분 보상금을 가로챘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이같은 내용의 국정감사 자료를 공개하며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하림, 올품, 한강, 체리부로, 사조화인코리아, 동우 등 국내 가금 식품회사들은 2014년 1~3월 AI로 인해 기르던 닭을 살처분한 육계 계약농가들이 지자체로부터 받은 살처분 보상금을 농가와 나누면서 마리당 적게는 228원, 많게는 598원까지 병아리 값을 들쭉날쭉 적용해 몫을 챙겼다.

가금식품회사들은 병아리와 사료비를 농가에 외상으로 제공하고, 계약농가는 병아리를 닭으로 길러 돌려주며 외상을 갚고 사육 소득을 얻는다. AI가 발생할 경우에는 농가는 보상금 중 병아리 값과 사료비를 가금식품회사들에게 주는데 김 의원은 이 과정에서 업체들이 병아리 값을 높게 적용해 몫을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분석한 2014년 한국육계협회의 살처분 보상금 정산 사례 15건 중 14건은 마리당 병아리 값 정산금액이 당시 육계협회 회원사 병아리 생산원가인 326원을 초과했다. 나아가 당시 병아리 시세인 500원을 넘어선 사례도 6건에 달했다. 김 의원은 "업체들이 생산비, 원가 정도를 몫으로 챙긴다는 주장을 무색하게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병아리 값과 마찬가지로 사료 값도 상이해 일부 사례에서는 적정 사료비를 초과해 정산하는 일도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같은 시기에 각 회사별로 육계 병아리값이 300~500원대로 편차를 보인 것은 AI 처분으로 병아리 품귀현상이 빚어지는 틈을 타서 이윤을 포함한 시세를 적용해 농가보상금에서 떼어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지적에 대해 "보상금이 시세를 기준으로 나와 당초 병아리 값보다 초과 지급될 경우 기회 손실을 고려해 차액을 농가와 업체들이 협의해 나눠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