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구속 자신하는 檢 "음주운전도 세번 하면 구속"

14일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임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모습/사진=뉴스1

수사기관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50)을 구속 수사하기 위해 세 번째 도전에 나선 가운데 검찰이 "음주운전도 세 번 하면 구속하는 마당"이라며 구속영장 발부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우 전 수석의 구속 여부는 14일 밤 늦게나 다음날 새벽쯤 결정된다.

서울중앙지검 국가정보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무리한 구속영장 청구'를 지적하는 일각의 목소리에 대해 "일반서민이나 약자가 아닌 헌법의 원칙을 문란하게 한 최고권력자를 구속하려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음주운전도 세 번 하면 구속하는 마당인데 공동체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권력남용 부패범죄는 엄중하게 처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불구속 수사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한편, 최고권력자의 중대범죄는 엄정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 관계자는 이례적으로 '국민 법감정'도 언급했다. 그는 "구속 기준이 법에 세세하게 규정돼있지 않은 상황에서 상식이나 국민 법감정은 일응의 기준이 돼야 한다"며 "법의 여신이 들고 있는 저울의 의미를 되새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 수사 필요성과 관련, "최고권력자인 민정수석이 국민 개인을 불법적으로 사찰했다면 사안이 가볍다고 할 수 있겠느냐"며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인멸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공범과의 말 맞추기'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의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문건 등 증거자료를 확보한 동시에 국정원, 청와대 관계자들 진술도 물증에 부합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관련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잇따라 기각된 터라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검찰 수사의 중대한 기로가 될 전망이다.

우 전 수석은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법률의 부지(不知)는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우 전 수석 정도 되는 사람이 그런 주장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법률전문가인 우 전 수석이 본인의 행위에 불법성이 있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알 수밖에 없었다는 뜻이다.

우 전 수석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담당한 권순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르면 이날 밤, 늦어도 다음날 새벽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 여부를 결정한다. 우 전 수석은 앞서 두 차례 구속 위기에 몰렸으나 국정농단 핵심 피의자 중 유일하게 구속을 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