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104년 만에 시금고 복수로 운영

복수금고 선정 평가항목/표제공=서울시

서울시가 우리은행이 104년간 독점해오던 시금고를 복수로 운영한다. 32조 원에 달하는 서울시 예산을 한 곳에만 몰아주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제시된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 1915년부터 100년 넘게 서울시금고 운영을 우리은행에게만 맡겨 왔다.

서울시는 18일 내년부터 일반·특별회계와 기금 관리를 분리해 각각 제1금고, 제2금고가 담당하는 복수금고 체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현 시금고 은행인 우리은행과의 약정기간은 올해 말 만료된다.


우리은행은 서울시가 경성부 시절이던 1915년부터 서울시 금고를 단수로 맡아왔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단수금고를 운영하는 곳은 서울시 뿐이었다.

서울시가 복수 금고를 도입키로 함에 따라 새로 지정하는 부금고는 은행 뿐만 아니라 농업협동조합, 수산업협동조합,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 금융기관도 입찰에 참가할 수 있다.

서울시는 독자적 수납시스템인 이택스(Etax)를 사용하면서 새로운 금융기관들이 시금고 선정평가에서 기존 시금고 은행과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역사회 기여실적 부문에 서울시민 중 서민에 대한 금융지원실적 등을 포함해 평가하는 등 시금고로서의 공익성은 강화했다.


2019년부터 4년간 서울시 자금을 관리할 시금고는 '서울특별시 금고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라 금융 및 전산분야 전문가 등 민간전문가, 시의원 등으로 구성되는서울특별시 금고지정 심의위원회가 평가해 각 금고별 1순위 금융기관을 제1, 2금고로 지정하게 된다.

위원회는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 △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 △시민의 이용 편의성 △금고업무 관리능력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 등 5개 분야 18개 세부항목에 대해 평가한다.

각 금고별 최고 득점한 금융기관을 차기 시금고 우선지정대상 금융기관으로 선정한다. 시장은 각 금고별 우선지정대상 금융기관으로 통지한 날부터 20일 이내 해당 금융기관과 약정을 체결하게 된다.

서울시 금고로 지정된 금융기관은 서울시 소관 현금과 그의 소유 또는 보관에 속하는 유가증권의 출납 및 보관, 세입금의 수납 및 이체, 세출금의 지급, 세외세출외현금의 수납 및 지급 등의 업무를 취급하게 된다.

서울시는 이달 30일 참가희망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실시하고, 4월 25일부터 30일까지 4일간 제안서를 접수 받는다. 5월 중 금고업무 취급약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변서영 서울시 재무과장은 "이번에 선정하는 시금고는 4년간 서울시 자금을 보다 경제적으로 관리하고, 서민을 위한 금융기능과 시민의 납세편의를 증진하는 시정의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며 "복수금고를 도입한 원년인 만큼 안정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갖춘 우수한 금융기관들이 많이 참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