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김정은 방중, 외교 환경 갖추려는 의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27일 (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방중과 관련, 외신들은 김 위원장이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외교적 균형을 맞추려 했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일본 교도통신은 28일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대해 "4~5월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얼어붙은 북중 관계를 회복함으로써 외교 환경을 갖추는 게 목적"이라고 진단했다.


자오퉁 칭화대-카네기 세계정책센터 연구원은 미국 CNN방송에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종의 '보험'을 들고 싶어 한다고"고 분석했다.

CNN은 "북미 정상회담이 매우 중요하면서도 위험과 불확실성이 크다는 걸 북한이 알고 있다"며 "회담이 실패할 경우 미국이 군사 타격을 개시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중국과 안정적인 관계를 맺으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존 볼턴 신임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을 언급하며 "미국이 한층 더 강경한 노선으로 기울어진 가운데 북한이 중국과 관계 회복을 추구하고 있다"고 봤다.


프랑스 AFP통신은 "중국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이해관계에 반하는 협상을 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해주길 원했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도 중국 방문을 통해 중국이 외교전 한가운데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본격 추진되면서 제기되는 '차이나 패싱' 논란을 불식시킨 것이란 의미다.

일각에선 중국이 이 같은 이유로 김 위원장의 방중을 강요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미국의 소리(VOA)'와 인터뷰에서 "중국이 남북·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확실한 정황을 직접 듣기 위해 김 위원장의 방중을 강요하다시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도 "중국이 김 위원장을 강제로 오게 한 것 같다"며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을 차례로 만날 계획을 세운 게 시진핑 국가주석에게는 모욕적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슷한 맥락으로 일본에선 또다시 '재팬 패싱' 논란이 불거졌다.

일본 NHK는 "입헌민주당 회의에서 '일본 정부만 따돌림당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일본의 리더십으로 북한에 대한 압력을 극대화한 결과물"이라면서도 "중국으로부터 제대로 설명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