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고마워요 한국" 열광…한국대사관 앞서 축제, 한국인 헹가래

멕시코 축구 팬들이 27일(현지시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소칼로 광장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는 모습. /AFPBBNews=뉴스1

러시아 월드컵 한국 대표팀이 독일팀에 2-0으로 승리하자 멕시코 축구 팬들이 축제를 벌이며 한국에 감사를 표현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멕시코는 스웨덴에 0-3으로 패배해 독일이 한국을 이겼을 경우 조 3위가 돼 16강에 진출하지 못할 뻔했다. 그러나 예상을 뒤엎고 한국이 승리하며 멕시코는 조2위로 16강행을 확정지었다.


이 같은 소식이 당시 스웨덴과의 경기장에 전해지자, 0-3의 큰 차이로 패배하는 상황에서도 멕시코 축구 팬들은 환호했다. 경기 종료 후 아이들은 멕시코의 상징인 '루차 리브레' 레슬링 마스크를 쓰고 '한국! 한국!'을 외쳤다. 일부 팬들은 경기장 바깥에서 한국인을 발견하자 헹가래를 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멕시코 팬들과 스웨덴 팬들이 '잘가, 독일!'을 외치며 경기장을 떠났다"며 "양측 팬들이 모두 기뻐한 드문 사례"라고 전했다.

수도 멕시코시티에서는 축구팬 수백 명이 주 멕시코 한국대사관으로 몰려가 한국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며 축제를 벌였다. 멕시코 축구팬 글라디스 이손(19)은 대사관에서 한국 국기를 흔들며 "정말 고맙다. 한국인들은 멋지다. 그들은 멋지다"고 강조했다.

축구팬들은 대사관 관계자를 헹가래를 치며 "한국인! 형제! 이제 당신은 멕시코인!"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일부 팬들은 태극기를 구해와 멕시코 국기와 함께 흔들며 멕시코의 축구가(歌)를 불렀다. 이에 주 멕시코 대사관 한병진 공사는 "오늘 멕시코인과 한국인 간의 구별은 없다"며 "멕시코 팬들은 미쳤다. 그러나 오늘은 나도 미쳤다"라고 말했다.


축제 분위기 속 일부 멕시코 팬들은 다른 아시아인들을 한국인으로 착각해 헹가래를 치고 사진을 같이 찍어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스페인어 공부를 위해 1년 가까이 멕시코시티에서 머문 일본인 대학생 케이고 무네무라(21)씨는 NYT에 "(한국인으로 여겨진 것에 대해)신경쓰지 않는다"며 "멕시코인들은 재밌는 사람들이다. 나도 재밌었다"라고 밝혔다.

멕시코 언론과 기업들도 축제에 동참했다. 멕시코 언론그룹 '텔레비사'는 한국-독일전에서 득점한 손흥민 선수의 특집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텔레비사는 "한국이 독일 상대로 기적을 일으켰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멕시코가 16강에 진출했다"며 "김영권·손흥민·한국 고마워요"라고 밝히기도 했다.

멕시코 항공사 아에로멕시코는 이날 "한국을 사랑한다"면서 한국편 항공기 티켓 비용을 20% 할인한다고 밝혔다.

아마존 멕시코도 "고마워요 한국 (Gracias Corea), 한국 브랜드 제품 세일을 즐겨라"는 문구와 함께 핸드폰, TV, 세탁기 등의 한국산 제품을 특별 전시하며 할인에 나섰다.

멕시코 항공사 아에로멕시코가 28일 "한국을 사랑한다"면서 한국편 항공기 티켓 비용을 20% 할인한다고 밝힌 모습. /사진=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