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적발됐는데 매수자만 처벌? 성매매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2016년 프랑스가 성 판매자를 성매매 처벌에서 제외하는 성매매법을 도입했습니다. 이같은 ‘노르딕 모델’은 현재 존재하는 성매매 근절 방안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이며 실제로 해당 모델을 성매매 처벌 제도로 정착시킨 나라에서는 성매매 종사자가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습니다.”

강경훈 형사전문 변호사/사진제공=YK법률사무소

지난 상반기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글을 게시한 사람은 성매매 단속 또는 수사를 통해 성매매 적발이 돼도 성을 파는 쪽은 처벌을 하지 않는다는 노르딕 모델의 도입을 주장한다.

성 매도인의 처벌을 반대하는 목소리의 기저에는 성 매도인을 향한 동정론적인 시각이 깔려 있다. 대부분의 성 매도인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성을 착취당하며, 강제적인 성매매 행위임을 입증하지 못해 더욱 음지로 숨어든다고 바라보는 것이다.

그러나 다년간 성매매 사건을 수행해온 강경훈 형사전문변호사는 성 매도인이 자발적인 의지를 가지고 성매매 행위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한다. 강 변호사는 “최근 성매매 사건을 수행하다 보면 조건만남 채팅앱이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성매매를 하다 성매매 단속에 적발돼 처벌을 받는 사례들이 월등히 많다”며 “포주가 중심이 되던 성매매에서 쌍방이 상호작용을 하는 조건만남 채팅앱이나 SNS 등으로 성매매의 경로가 이동했다는 것은 성 매도자의 자발성도 어느 정도는 존재한다는 것으로 읽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강 변호사는 노르딕 모델이 차용되면 성매매 단속도 자연스레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보며 “처벌 범위에서 빠진 성 매도자가 수사협조를 하면 성매매 단속은 활발해져 이에 따라 혐의를 받는 일도 증가하겠지만 성 매수자는 통상 성매매 단속으로 현장에서 체포되는 일이 많기에 적발 즉시 변호사와 법률적인 검토에 돌입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노르딕 모델은 성매매를 여타 성범죄와 동등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 매도인인 여성을 성범죄 피해자와 동등한 존재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강 변호사는 “성범죄를 바라보는 프레임 탓에 성매매 사건에 연루된 이들이 수사나 재판과정에서 부당한 불이익을 경험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이와 같은 부분은 조금 더 세심한 조력으로 해결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도움말=강경훈 YK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