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김동연 "내년 총지출증가율, 7% 중반 이상될 것"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오전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2018.7.18/사진=뉴스1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 총지출 증가율은 7% 중반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1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지난번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내년도 재정지출 증가율을 당초 중기재정인 5% 중반대에서 2%포인트 올리는 논의가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5월31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2018~2022년 재정정책방향을 논의했다. 2017~2021년 중기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올해 재정지출 증가율은 7.1%, 내년은 5.7%였는데, 이보다 돈을 더 풀기로 한 것이다.

김 부총리는 "지금의 소득양극화 문제, 소득분배, 계층이동 단절문제를 풀기 위해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한 건 사실"이라며 "내년도 재정은 보다 적극적 방향으로 운용할까 생각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부총리는 미·중 무역분쟁과 국제금융시장 불안 등 대외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올해 성장률이 전망치 2.9%를 하회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아주 나쁜 시나리오로 간다면 성장 전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다시 3% 성장경로로 복원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정부가 갖고 있는 지향점"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오전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2018.7.18/사진=뉴스1

다음은 김 부총리와의 일문일답.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고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되는 등 대외리스크 요인이 커질 경우 성장률이 2.9%를 하회할 수 있다고 보나.
▶금년도 전망을 발표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이걸 정책효과나 정부 정책적인 목표까지 담아서 조금 긍정적인, 낙관적인 전망을 과거처럼 하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지금 이 시점에서 국민들께 정부가 경제를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또 국민 체감경기에 대한 여러 생각을 같이 감안해 할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후자를 택했다. 그래서 2.9% 성장을 전망했다.

두 가지로 말씀 드리겠다. 첫째,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포함한 정부의 정책 의지를 담고 잘 추진해서 다시 3% 성장경로로 복원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그것이 정부가 갖고 있는 지향점이다.

그러나 만약에 미·중 무역마찰이 심화되고, 국제 무역환경과 금융환경이 아주 나빠질 경우에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만약에 지금같은 미·중 무역마찰 상황, 또는 여러 자동차관세 문제 등이 있는데, 이번에 저도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를 가면서 미국 재무장관과 중국 재무장관과 별도 회담을 갖지만, 최선을 다해서 국제공조를 다해서 그 같은 나쁜 시나리오로 가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 또 국제 사회 간에 아주 나쁜 시나리오로 가지 않도록 하는 여러 지혜, 슬기, 협조가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가정을 하고 싶지 않지만 아주 나쁜 시나리오로 간다면 성장 전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 등 돈을 쓰겠다는 대책들이 많은데, 재원대책이 궁금하다.
▶두가지 답을 드려야 겠다. EITC는 정부의 세출 예산이 아니다. 조세 지출이다. 그렇기 때문에 들어온 세금에서 지급하는 것이고 세입 예산에 잡히지 않기 때문에 정부의 세입·세출 예산에 잡혀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EITC는 들어온 세금에서 주는 조세지출이다. EITC가 금년 1조20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하는데 지금의 제도개선을 하게 되면 약 3조8000억원이 된다. 근 10년만에 아주 대폭적인 EITC 제도의 개편이다. 그동안 저소득 근로자 뿐만 아니라 정치권, 국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계속해서 EITC의 확대 개편을 주장해 왔기 때문에 그 같은 점에서 궤를 같이한다. EITC의 정책 목표는 글자 그대로 근로를 장려하는 것이다. 일하는 분들에게 주는 것이기 때문에 근로소득자 뿐 아니라 자영업자도 포함된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 근로소득자와 자영업자의 대상을 늘리고 지급액도 늘리는 것으로 보면 된다. EITC는 조세지출이기 때문에 세출 예산에서 재원대책이 필요한 건 아니다.

질문 취지는 EITC 외에도 여러 재정이 소요되는 것에 대한 재원대책을 말씀 하신 것으로 이해된다. 지난번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내년도 재정지출 증가율을 당초 중기재정인 5% 중반대에서 2%포인트 올리는 논의가 있었다. 내년 총지출 증가율은 7% 중반 이상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금년도에 들어오는, 또 내년도에 전망되는 세수추계를 면밀히 검토하고 이 같은 총지출증가율을 감안해서 충분한 재원대책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의 총지출을 할지는 지금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다만 지금의 소득양극화 문제, 소득분배, 계층이동 단절문제를 풀기위해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한건 사실이다. 재정 건전성이나 최근 세수동향을 봐도 그렇고 국제통화기금(IMF), 국제협력개발기구(OECD)도 한국의 경우 보다 적극적 재정정책을 이구동성으로 얘기하고 있기에 내년도 재정은 보다 적극적 방향으로 운용할까 생각 중이다.

물론 오늘 나온 정책을 포함해 앞으로 예산을 짜면서 하고 있는 사업 우선순위에 대한 고려, 어느 쪽에 방점을 둘지에 대해선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재정지출 면에서의 재원 문제에 대해서는 적어도 오늘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담긴 내용은 충분히 감안돼 있다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