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브랜드 통합 속도내는 이랜드리테일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뉴코아아울렛 강남점 전경 /사진제공=이랜드그룹

이랜드리테일이 오프라인 유통 브랜드 통합 작업에 속도를 낸다. 내년 상반기 기업 공개(IPO)를 앞두고 주요 자산 매각을 완료한 이랜드리테일은 유통 브랜드를 통합해 구조조정의 방점을 찍고 유통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은 브랜드 통합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이랜드리테일이 보유한 NC백화점·뉴코아아울렛·2001아울렛·동아백화점 등 4개 오프라인 매장 브랜드의 시스템 통합 작업을 마쳤고, 현재 통합 브랜드명을 고심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명칭인 '이랜드몰'이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내년 상반기 상장과 연계해 진행 중"이라며 "브랜드를 통합한다고 해서 당장 수익성이 개선되는 건 아니지만, 공통 프로모션 등 매장 간 시너지 효과 강화 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2003년 법정관리 중인 뉴코아를 인수해 유통 시장에 진출한 이후 기존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다. 뉴코아백화점에서 뉴코아아울렛으로 전환한 뒤에도 15년째 '뉴코아'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고, 2010년 인수한 동아백화점 역시 '동아'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다. 기존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고려해서다.

그러나 최근 롯데와 현대, 신세계 등 대형 유통 기업이 백화점, 아울렛, 복합쇼핑몰 등 다양한 형태로 유통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기존 브랜드만 가지고는 생존이 어려워졌다. 단일 브랜드로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는 게 이랜드의 판단이다.

브랜드 통합은 내년 상장을 앞두고 막판 이랜드리테일의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맨 이랜드리테일은 투자 여력이 많지 않다. 실제 지난해 이랜드리테일의 투자 규모는 총 827억원에 불과했다. 3864억원을 기록한 2016년의 4분의 1 수준이다.

제한된 투자 규모 속에서 이랜드리테일이 유통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건 브랜드 통합이다. 업계 관계자는 "간판 교체 등의 비용이 들긴 하겠지만, 새로 점포를 개발하는데 들어가는 비용과 비교하면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