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찍고 청와대로·국회로…민주노총, 총공세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사진 왼쪽 여섯번째) 등 지도부가 14일 오전 11시 서울시 종로구 효자동 청와대 앞 분수에서 '탄력근로 기간확대 저지! 11월21일 총파업 투쟁승리!' 시국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이달 21일 총파업을 앞두고 정부와 국회를 향한 반발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여·야·정 합의체의 탄력근무제 기간확대 합의를 정점으로 점거농성 등 물리력을 동원한 총공세에 나서는 모양새다.

민주노총은 14일 오전 11시 서울시 종로구 효자동 청와대 앞 분수에서 '탄력근로 기간확대 저지! 11월21일 총파업 투쟁승리!' 시국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는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해 산별 조직 대표자 등 민주노총 지도부가 참석했다. 탄력근로제 확대 반대를 내걸고 지도부가 청와대 앞에 나선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연일 이른바 당·정·청이라는 곳에서 기득권자가 돼버린 민주노총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는 비판섞인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며 "탄력근로제 기간이 확대되면 노동조합이 없는 곳에서는 노동자들이 더 힘들어 진다.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논의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탄력근로 기간확대 중단'과 함께 '노동법 전면개정 노동기본권 보장하라', '제대로된 정규직 전환 비정규직 철폐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11월21일 문재인 정부와 국회에 노동정책 후퇴, 노동공약 폐기, 노동법 개악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총파업을 진행한다"며 "14일부터 20일까지 '적폐청산-노조할 권리-사회대개혁 총파업'을 할 수밖에 없는 민주노총의 요구와 의제를 알리고 당·정·청이 수용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1시30분에는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비정규 악법 폐기' 기자회견을 연다.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은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주축이 돼 구성한 단체다. 이들은 전날 대검찰청을 점거하고 현대·기아차의 불법파견 관련 엄정 수사 등을 요구한데 이어 이날은 국회로 향한다.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 관계자는 "대표단 중 9명이 대검찰청 로비 연좌농성에 들어 갔고 이 가운데 6명이 체포됐다"며 "현 정권에서 노동존중 정책에 대한 기대는 산산이 무너졌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주들이 비정규직을 마음껏 부려 먹을 수 있게 해준 도구인 반노동 악법, 파견법과 기간제법의 철폐를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이 점거농성 등 강경 투쟁을 확대하고 노조를 향한 당·정·청 핵심 인사들의 비판이 연일 쏟아지며 날 선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52시간제 시행은 물론 최저임금법 재개정, 비정규직 전환 등 주요 현안을 앞두고 더 이상 밀릴 수 없다는 위기감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권 역시 과거 노무현 정부 때 노동계에 휘둘렸던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듯 주도권 잡기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산하 한국GM 비정규직 노조원들은 이달 12일 기습적으로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대회의장을 점거했다. 고용부가 5월 창원공장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774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명령을 내렸으나 현재까지 진척이 없자 청사를 점거한 것이다. 이달 8일에는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의 인천 부평 지역구 사무실을 점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