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이재명…4가지 혐의 중 핵심은 '감금죄'

머니투데이

이상배 , 김태은 기자

여권의 차기 '잠룡'으로 꼽혀온 이재명 경기지사(54·사법연수원 18기)가 자칫 형사처벌을 받을 위기에 놓였다. 이 지사가 받는 혐의는 크게 4가지다. △친형(고 이재선씨) 강제입원 △검사 사칭 관련 허위사실 공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 공표 △여배우 김부선씨 무고 등이다.

이 가운데 특히 처벌이 무거운 '친형 강제입원' 사건에 대한 '감금' 혐의가 인정될지 여부가 이 지사의 정치 운명을 결정지을 것이란 게 법조계의 관측이다.

◇'강제입원' 감금죄, 5년 이하 징역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지사는 24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 이 4가지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 앞서 경찰은 이 지사가 받고 있는 6가지 의혹 가운데 △조폭 연루설 △일베(일간베스트) 가입 의혹에 대해선 '무혐의'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와 별도로 이 지사는 이른바 '혜경궁 김씨'(@08__hkkim) 트위터 계정과 관련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및 사이버 명예훼손 논란에도 연루돼 있다. 그러나 피고발인이 이 지사가 아닌 아내 김혜경씨여서 이 지사 본인은 아직 피의자 신분에서 벗어나 있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재직 시절인 2012년 보건소장 등 시 소속 공무원들에게 친형에 대한 강제입원을 지시하는 등 직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지사는 강제입원에 대해 '적법하지 않다'고 한 공무원을 강제로 전보시키고 이후 새로 온 공무원에게도 같은 지시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친형을 강제입원시킨 것은 형수였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만약 경찰 수사 결과가 사실이라면 이 지사에겐 △직권남용 △감금 △정신보건법 위반 등의 혐의가 적용된다. 모두 벌금 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는 범죄다. 이 가운데 직권남용죄는 법리적으로 인정되는 범위가 좁은 편이다. 그러나 감금죄는 증언만으로도 사실관계가 인정되고 유죄 판결이 나올 수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감금죄에 대해선 대개 징역 6개월~1년, 보복 의도가 있었다면 1~2년이 주로 선고된다"며 "다만 실형보다는 집행유예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도지사 등 선출직 공무원은 일반 형사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직을 박탈당한다. 집행유예라도 마찬가지다.

◇"확정 판결된 사실관계 부인하면 허위사실 공표"

또 이 지사는 과거 검사를 사칭했다가 형을 확정받았는 데도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누명을 썼다"며 선거법상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민영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확정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관계는 원칙적으로 뒤집을 수 없다"며 "만약 선거 과정에서 이런 사실관계를 부정했다면 허위사실 공표죄가 성립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6.13 지방선거 때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이익금 5500억원 가운데 2700억원 가량을 제1공단 공원화에 사용했다"는 내용의 선거 공보물을 제작·배포했다. 이에 자유한국당 성남수정 당협위원장인 변환봉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사업은 수익금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는데 확정된 것처럼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이 지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가 인정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경우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만 확정돼도 당선 무효로 직을 상실한다. 다만 이 혐의의 공소시효는 선거일로부터 6개월인 12월13일까지로, 만약 이때까지 기소가 이뤄지지 않으면 처벌은 불가능하다.

한편 여배우 김씨와 관련해 이 지사에게 무고죄 등이 적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6.13 지방선거 당시 이 지사 측 '이재명 캠프 가짜뉴스대책단'은 이 지사와 밀회를 즐긴 적이 있다고 주장한 김씨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했다. 이에 김씨는 이 지사를 선거법 위반과 무고 등의 혐의로 맞고소했다.

형법상 무고죄에 대해선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내려진다. 앞서 추재엽 서울 양천구청장이 자신의 보안사령부 수사관 시절 고문 전력을 알리려 한 재일교포를 간첩으로 지목하며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가 2013년 무고죄로 징역 1년3개월이 확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