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노인 돌봄…예산·전문인력 확보 미흡"

정부가 초고령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노인 돌봄 '커뮤니티 케어'(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의 로드맵을 사실상 다시 짜야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산과 전문인력 확충, 보건과 복지스비스의 원활한 연계 등 구체적인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 너무 성급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1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역사회 통합 돌봄 기본계획, 노인 커뮤니티케어의 과제' 보고서를 통해 "성급한 목표보다는 중·장기 과제로 (커뮤니티케어)로드맵을 수정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커뮤니티 케어는 2026년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을 앞두고 노년층이 기존 거주지에서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도록 돕는 사업이다. 지난해 11월 복지부는 커뮤니티케어 기본계획(로드맵)을 발표했고 오는 6월부터 시범사업(선도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로드맵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20%에 도달하기 직전인 2025년까지 지역사회 통합 돌봄의 제공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케어안심 주택으로 대표되는 주거 대책을 포함해 건강과 의료, 요양, 돌봄, 서비스 연계 등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2026년 지역사회 통합 돌봄이 보편화 단계에 도달하겠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로드맵 실행을 위한 제반 여건이 단계별로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다는 점을 우려했다. 당장 커뮤니티케어의 핵심과제 중 하나인 케어안심주택의 지속적인 예산 확보부터 담보돼야 한다. 정부는 노인 공공임대주택을 2022년까지 4년 간 약 4만호를 확보하고 주택개조(집수리)사업을 퇴원노인과 최저주거기준 미달자를 대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65세 이상 독거노인이 2015년 120만 3000명에서 30년 뒤인 2045년 371만 9000명으로 3배 규모로 증가할 전망인 점을 고려하면 케어안심주택 공급량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주거문제 해결없이 응급비상벨과 낙상예방용 안전손잡이를 설치하는 것만으로 노인의 삶을 국가가 책임진다고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노인이 집에서 복지,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선 방문의료서비스의 질이 높아져야 하는 것도 문제다. 이 역시 예산 및 전문인력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로드맵에 제대로 담겨있지 않다. 특히 집에서 서비스를 활용할 경우 가족의 비용은 물론 물리적 부담만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중앙정부에서 기획하고 지자체에 역할을 부여하는 방식의 커뮤니티케어사업이 성공적으로 작동할 있을지도 관건이다. 커뮤니티케어의 정착과 성공을 위해선 각 지자체가 자생적인 선진모형을 구축하고 관리할 수 있어야 해서다. 따라서 선도사업의 기간도 충분히 연장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시연 입법조사관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보더라도 기본계획 단계부터 세심하고 촘촘하게 준비돼야 시범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전에 많은 검토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성급한 목표보다
는 중·장기 과제로 로드맵을 수정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에해 복지부는 선도사업을 통해 문제점을 해소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예산의 경우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 재가 의료급여 등 다양한 연계사업과 지자체 자체 예산, 민간 기관의 예산 등으로 전체 재원을 구성하는 만큼 무리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지자체가 자생적인 성공모델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사업 초기부터 지역 주민과 지역의 사회복지·보건의료 등 각 분야의 단체·전문가 등의 참여를 보장했다.

복지부는 "'기본계획'은 아직 완벽하게 갖춰진 추진계획이라기보다 미래지향적복지국가의 이상적인 모형을 제시한 아젠다 차원으로 이해해야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