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값=랍스터값, 뭐 드시겠어요?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고급 수산물로 인식되던 랍스터가 대중화되면서 대형마트에서 꽃게 매출을 눌렀다. 최근 꽃게의 어획량 감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4일 롯데마트가 최근 3년간 갑각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처음으로 랍스터가 꽃게 판매량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꽃게와 랍스터 매출비중은 각각 71.2%, 28.8%였는데 2017년 들어서는 68.4%, 31.6%로 격차가 줄었다. 이어 지난해에는 46.7%, 53.3%로 매출 비중이 뒤집혔다. 특히 올들어서는 4월 22일 현재 꽃게와 랍스터 매출 비중이 20%, 80%로 랍스터가 4배가량 많다.

이같은 결과는 먼저 소비자들의 입맛이 고급화, 다양화하고 수요 증가로 가격도 하락한 결과로 보인다. 고급 레스토랑이나 해외에서 랍스터를 접한 이들이 집에서도 랍스터를 맛보려는 수요가 커진 것이다. 랍스터는 간단히 찌거나 그릴에 굽는 방식으로 조리가 가능하다.

최근 수년간 대형마트들은 가격이 저렴한 캐나다 등지에서 대규모 물량을 직소싱해 랍스터 가격을 낮추고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 랍스터 1마리(자숙, 400g)를 8800원에 판매하고 있다. 1kg으로 환산하면 2만 2000원이다.

랍스터 수입량도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관세청의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랍스터 수입중량은 2016년 866.8톤에서 2018년 1787.2톤으로 2배 가량 증가했다.

암꽃게/사진=롯데마트

반면 꽂게의 경우 수요부진과 어획량 감소 영향을 동시에 받고 있다. 특히 어획되는 꽃게가 줄면서 가격이 급상승세다. 이에 랍스타 등 대체 수산물을 찾는 수요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가락시장의 최근 5년간 4월 한 달간 꽃게 경매가격을 보면 ‘활꽃게(1kg/상품)’ 가격은 2015년 6000원대에서 2018년 7000원대로, 2019년에는 2만원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대형마트에서는 4월 즈음 이뤄지던 꽂게 판촉 행사가 자취를 감췄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알이 꽉 찬 봄꽃게 판매 시즌이 다가왔지만 가격 3배까지 올라 행사를 진행할 수가 없다”며 “산지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마트에서 꽃게 판매가 어렵고 대체품인 랍스터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