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다음 행보는…“6월 북미회담 1주년 전후 주목”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이 5일 전날 동해 해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진행된 화력타격 훈련 사진을 보도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전술유도무기가 날아가고 있다. 2019.05.05. (사진=노동신문 캡쳐) [email protected]

단거리 발사체 시험 발사로 긴장을 고조시킨 북한의 다음 행보는 무엇일까. 북한이 1차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을 맞는 6월을 전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결단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집중 발송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아산정책연구원 최강 부원장(수석연구위원)과 차두현 객원연구위원은 8일 공동으로 발간한 이슈브리프에서 “경우에 따라 또 한 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외교’가 이뤄질 수 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북미관계가 고비를 겪을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를 통해 돌파구를 만들어왔다. 친서는 북미 정상간 신뢰와 ‘톱다운’ 소통을 상징한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건 현재까지 공개된 것만 6차례다.

지난해 5월말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무산 위기 당시 김 위원장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달했고, 북미정상회담 논의는 다시 본 궤도에 올랐다.

최강·차두현 연구위원은 “남북관계의 경우 (친서외교 등) 대미 행보가 이뤄진 후 우리 측 태도에 따라 속도와 완급을 조절할 것”이라며 “북한은 남측이 자신들의 의제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판단하지 않으면 남북대화에 소극적 입장을 견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북한이 지난 4일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의 경우 대미용보다는 대남용 성격이 강하다고 이들은 분석했다. 미국 입장에서는 대화 국면을 근본적으로 뒤집을 사건이 아니지만, 남한 입장에선 판문점선언과 9.19 군사합의에 명시된 ‘일체의 적대행위 중지’ 정신을 훼손했다는 설명이다.

두 연구위원은 “남북관계의 중요성을 바라보는 서울의 시각과 평양의 관점 사이에는 분명한 온도차가 존재한다”며 “우리 정부의 '촉진자·중재자' 강박관념 탈피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어차피 중장기적인 프로세스가 될 수밖에 없는 한반도의 새로운 질서 구축은 정상회담이나 특정 합의에 무게를 두기보다는 전반적인 방향성과 추세를 중시해야 한다”며 “단기간 구현에 집착하면 할수록 우리의 운신 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생각하는 비핵화의 개념과 범위, 접근 방식을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며 “중간 수준 딜, 굿 이너프 딜, 조기 수확 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이에 대한 공감과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대화와 협상의 모멘텀을 유지하는 차원의 접근은 지양돼야 한다. 핵문제의 당사자로서 북핵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실질적 해결에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당사자의 의지가 약하다는 인상을 주면 한미공조와 남북협력 모두 어려워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