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효과…전기전자株 한달새 시총 21조↑

미·중 무역분쟁으로 국내 증시가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가장 타격이 클 것으로 여겨졌던 전기전자주들이 수혜를 입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 시가총액은 이달 3일 기준 399조8595억원에서 이날 420조9948억원으로 21조1353억원 늘어났다. 이 기간 코스피 전기전자 지수는 8.2% 올라 코스피 상승률(4.5%) 보다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코스닥 IT부품주 역시 이달 들어 1조원 가까이 늘어 약 6% 상승했다.


이들 업종에 투자자들이 몰린 것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미국이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국내 IT주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중국 기업 제재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상승하고, 5G(5세대 이동통신) 관련 기업들의 실적 성장과 국내 부품 업체들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면서 국내 IT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양국간 갈등의 골이 깊었던 시기 뿐만 아니라 무역협상 기대감이 나올 때에도 해당 업종으로 자금 유입은 이어졌다. 지난 17일 전기전자 업종 시총은 398조1732억원에서 8거래일만인 이날 420조7688억원으로 22조원 가량 늘어났다.


이날 28일부터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발전있는 대화를 나눌 것이란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앞서 시진핑 주석이 북한을 국빈 방문하면서 온기를 보탠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 개별 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 (79,200원 ▼500 -0.63%) 시총이 이달들어 1611억원(6%) 늘었고, SK하이닉스 (179,900원 ▲4,500 +2.57%)는 262억원(5.4%) 증가했다. 이들 종목은 미국이 중국 반도체 기업을 상대로 추가 제재에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은데다가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자금을 끌어들이는데 역할을 했다.

LG디스플레이 (10,680원 ▲40 +0.38%)(5%) LG이노텍 (234,000원 ▲1,500 +0.65%)(17%) LS산전 (178,000원 ▲6,800 +3.97%)(3.8%) 등도 시총이 증가했다. 이들 종목들은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되면서 한국산 점유율이 높은 전기 전자제품 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담겼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IT 부품 산업에서 6월과 12월은 적정한 재고 유지를 위해 부품 주문을 조정하는 시기"라며 "하지만 미국의 화웨이 제재 반사 이익 영향으로 삼성전자(스마트폰)의 재고조정 동향이 포착되지 않아 2분기 부품사들은 기대를 상회하는 호실적이 전망된다"고 기대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 분쟁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국면에서 반도체 수요는 예상보다 부진하지만 공급 조절 노력이 가시화되면서 2분기부터 수급이 점차 개선될 전망"이라며 "여기에 공정 미세화, 3D 적층 증가 등 메모리 업계 원가 절감 활동 효과도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