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에 '올인'...美 트럼프식 예산짜기

선거 유세 현장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조8000억달러(약 5730조원)에 달하는 2021년도 예산안을 준비했다고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10일 공개될 것으로 보이는 이번 예산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다음 임기의 우선순위 정책을 미리 가늠할 수 있는 청사진이다. 멕시코 국경장벽과 감세안, 국방비 등 트럼프 대통령의 '시그니처 정책'에는 예산이 증가하고, 해외원조와 사회안전망 등 비국방 예산은 크게 감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빚 천천히 갚는다...재선 올인한 트럼프이번 예산안은 오는 11월 재선을 위한 맞춤예산으로 재정적자 감축 목표까지 대폭 수정하며 '올인'을 선언한 수준이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집권 초기 계획했던 재정적자 감축 목표안까지 수정하면서 적자를 늘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당초 2028년까지 재정적자를 줄이는 10년 계획을 세웠는데 이번에는 2035년까지 이 기한을 늘리는 '15년 감축안'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WP는 트럼프 행정부 초기만 해도 2021년 재정적자가 456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올해 재정적자는 8년만에 1조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2021년도 예산안도 2018년보다 7000억달러 늘어난 규모다.

반이민·감세에 방점...예산 늘린다

멕시코 국경장벽의 모습. /AFPBBNews=뉴스1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의 마지막 예산안이 '반이민 정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분석했다. 불법이민 반대로 당선까지 이뤄냈던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또 같은 방식을 취하려 한다는 것이다.

NYT는 예산안에 20억달러의 국경장벽 예상이 포함됐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시행해 효과를 톡톡히 봤던 감세안도 연장되는 안이 담겼다고 전했다.

이른바 '트럼프 감세법'에는 개인세 감면이 2025년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됐는데, 1조4000억달러를 들여 10년 더 연장하는 안이 담겼다.

이밖에도 인프라 사업에 1조달러가 포함됐고, 국방비도 0.3% 증액된 7405억 달러로 책정됐다.

예산안에는 이로인해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2.8%를 기록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예측한 것보다 0.5%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트럼프가 줄이는 것...저소득층 지원

저소득층 영양지원사업 푸드스탬프 /AFPBBNews=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 재량지출을 총 5% 감축한 5900억달러로 반영했다.

여기에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예산도 줄어드는데 대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예산은 그대로 남겨두기로 했다.

해외원조 예산도 21% 줄였다. 이밖에 저소득층 의료보험에서 처방 약값에서 1300억달러, 저소득층 영양지원 및 의료보험 사업에서 2920억달러 등 각종 사회안전망 프로그램에서 2조달러 감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백악관은 앞으로 10년간 총 4조4000억달러의 지출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