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걸으며 구석구석 감상…작년 1600만명 '뚜벅이 여행'

한국관광공사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걷기좋은 여행길로 선정한 평화누리길 8코스 반구정길. /사진=한국관광공사

두 발로 걸으면서 지역의 자연과 문화, 역사 등을 감상하고 체험하는 이른바 '걷기 여행'이 국내 여행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우리 국민 1600만 명이 걷기 여행을 즐긴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019 걷기여행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2018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약 1600만 명이 연 평균 4.2회의 걷기여행을 한 것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걷기여행 경험률은 37%로 전년 대비 6.1% 증가했다. 전연령대에서 증가했으나 20대와 30대에서 각각 9.7%, 12.1%로 높은 증가율을 보인 것이 눈에 띈다. 대체로 걷기 여행은 그 동안 5060 중·장년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으나 젊은층까지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남녀노소 걷기여행객들은 걷기 여행의 매력에 대해 △느리게 걸으며 구석구석 발견하는 아름다움 △여유 △건강 △생각 정리 △자연감상 등을 꼽았다.

/그래픽=한국관광공사

나들이 성격의 걷기여행에서 숙박하며 장시간 걷는 것을 즐기는 트렌드도 확산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숙박여행객 비중은 18년 33.5%에서 지난해 57.2%로 증가했고, 1회 평균 여행기간도 0.5일 증가한 1.9일로 나타났다. 여행기간이 늘며 방문지역에서의 1인 평균 지출액(1회 기준)도 전년 대비 2만835원 증가한 10만2631원으로 조사됐다.

뚜벅이 여행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여행길은 제주올레(15.9%)였고, 해파랑길(9.7%), 지리산둘레길(8.0%), 덕수궁산책길(5.9%), 두물머리길(5.8%) 순으로 나타났다. 두물머리길과 남산둘레길(4.8%), 소양강둘레길(3.5%)은 새롭게 상위 10위권에 진입했다.


지난해 걷기 여행객 절반(50.8%)는 가족과 함께 여행했고 친구(33.0%)와의 여행도 즐겼다. 혼자 여행하는 경우도 17.7%로 전년 대비 5% 증가, 혼행 트렌드가 걷기여행에도 반영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걷기여행 경험자들은 국내에 조성된 걷기여행길 이용에 대체로 만족(89.8%)하고 있었다. 하지만 안전하고 쾌적한 길 관리(59.2%), 길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58.2%) 등 개선점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한국관광공사

이번 조사에선 문체부와 공사가 추진 중인 '코리아둘레길'에 대한 인식 조사도 함께 이뤄졌다. 여행객 중 코리아둘레길을 인지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4.1%로 향후 코리아둘레길에 방문하고 싶단 응답자는 해파랑길(53.7%), DMZ 평화의 길(53.3%), 남파랑길(50.2%) 순으로 나타났다.

정용문 한국관광공사 레저관광팀장은 "세분화하고 있는 걷기수요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홍보마케팅을 추진하겠다"며 "걷기여행자 만족도 향상을 위해 두루누비를 통한 정확한 정보제공, 걷기여행길 안전 개선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걷기여행 실태조사는 걷기여행 트렌드 및 걷기여행길 이용행태 분석을 위해 2018년부터 진행 중인 조사다. 올해는 한국리서치를 통해 만 15세 이상 79세 이하 국민 40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26일부터 한 달 간 온라인조사와 가구방문면접조사를 병행해 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