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봉쇄에 파랗게 질린 美 증시…한국 증시 영향은

미국 증시가 급락했다. 원인은 다양하다. 코로나19(COVID-19) 3차 확산세와 그로 인한 유럽 주요국 봉쇄 이슈가 하락 트리거가 됐다.

여기에 미국 추가 경기부양책 논의 연기, 미국 대선 후보 지지율 축소, 두 후보의 경제 정책까지 악영향을 미쳤다. 호재에 둔감하고 악재에 민감한 국내 증시가 어떤 흐름을 보일지 우려가 커진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943.24포인트(3.43%) 떨어진 2만6519.95에 거래를 마쳤다. 4일 연속 내림세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119.65포인트(3.53%) 하락한 3271.03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426.48포인트(3.73%) 급락한 1만1004.87에 마감했다. 애플은 4.6%, 페이스북은 무려 5.5%나 추락했다. 테슬라도 4.4% 떨어졌다.


'공포지수'로 알려진 변동성지수(VIX)는 전날보다 20% 높은 40까지 뛰어올랐다. 지난 6월15일 이후 최고치다.

(불헤드 시티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28일 (현지시간) 애리조나주 불헤드 시티에 있는 공항에서 열리는 대선집회서 지지자들이 마스크를 거의 안 쓰고 거리두기도 않은 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세를 듣고 있다. ⓒ AFP=뉴스1

주가 하락 트리거는 코로나19 3차 확산에 따른 주요국 재봉쇄 이슈다.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주요국에서는 하루 20만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쏟아져나오고 있다. 이에 프랑스와 독일이 최소 한달간 재봉쇄를 결정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간밤 대국민 TV 연설을 통해 오는 30일부터 최소 11월말까지 비(非)필수적인 외출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약 한달 동안 프랑스 국민들은 원격근무가 불가능한 직장으로의 출근이나 통학, 식품 및 약품 구입, 운동 등의 이유를 제외하곤 원칙적으로 집 밖을 나갈 수 없다.

독일 연방정부와 주정부도 11월2월부터 4주 동안 전국의 식당과 술집, 극장 등 여가시설을 폐쇄하는 부분봉쇄에 합의했다.

주요국이 경제활동을 재개하면서 각종 소비 지표가 살아나는 상황이었는데 여기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미국 경기 부양책 시행이 대선 이후로 미뤄진 것, 대선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줄어 불확실성이 커진 것 역시 악재로 작용했다.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는 조 바이든 후보의 IT기업 규제 강화 이슈도 기술주의 약세를 이끌었다.


힘든 구간이 반복되고 있다. 다시 한번 인내가 필요한 시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럽의 봉쇄조치, 위험자산 선호심리 후퇴 등으로 원/달러 환율은 역외시장에서 1135원까지 뛰어올라 외국인 수급이 불안해질 수 있다"며 시장 하락에 따른 추격매수를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이 연구원은 "2021년을 긍정적으로 보지만 소음, 노이즈가 증폭되는 구간에서는 펀더멘털이 좋아도 수급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사더라도 2300포인트가 깨지면 분할매수하라"고 권고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미국 대선 후보 격차가 크지 않아 결선투표가 시행될 1월까지 대선 불확실성이 유지될 수 있고, 경기부양책 역시 지연될 수 있다"며 "이를 고려하면 한국 증시는 미국의 대선과 의회 선거 결과가 결정되기 전까지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아시아 지역은 상대적으로 코로나19 대응에서 뛰어나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가 급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재확산 이슈는 국내 증시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라면서도 "한국과 아시아 지역의 코로나 통제는 미국, 유럽보다 우위인만큼 경제회복 속도도 빠를 것이고, 증시 변동성도 상대적으로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