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통신사 美거래소 상폐 번복…관계개선 신호탄?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브래디룸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뉴욕증시 다우존스 지수의 30000 고지 돌파를 자찬하는 예정에 없는 브리핑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4일(현지시간) 중국 3대 통신사들을 증시에서 퇴출하지 않기로 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중국 3대 통신사의 뉴욕증시 퇴출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행정명령에 따라 추진된 것인데, 이번 상장폐지 번복으로 미중간의 관계개선의 여지가 생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NYSE는 이날 성명을 통해 "관련 규제 당국과 추가 협의를 거쳐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의 주식예탁증서(ADR)거래 중지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다만 NYSE는 근무시간 이후라는 이유로 상장폐지 번복에 대한 구체적인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번 결정은 중국 3대 통신사의 상장폐지가 세계 가장 큰 경제강국 사이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NYSE는 지난해 12월 31일(현지시간) 저녁 성명을 내고 2021년 1월7일∼11일 사이에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의 주식 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1월 중국군과 연계된 기업에 대한 미국인들의 투자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고,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중국 3대 통신사의 상장폐지가 추진됐었다.

그동안 중국 통신사가 투자 금지 대상이 되는지에 대해선 미국 내 부처에서 의견이 조금 엇갈렸다. 국무부와 국방부는 금지대상이라고 판단했고, 재무부는 해석의 여지가 있다고 봤다.

지난해 말 발표 때는 미 정부가 중국 통신사를 투자금지 대상으로 판단했지만 불과 4일 만에 이같은 결정이 뒤집힌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행정 명령은 미중 관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중국 기업들의 미국 자본시장 접근을 제한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의 쇠퇴기에 취해진 일련의 조치 중 하나다.

중국 정부는 이번 상장폐지 방침과 관련, 미국이 국가 안보를 핑계로 중국 기업을 억압하는 데 결연히 반대한다고 강력히 반발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화춘잉(華春瑩)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4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사안과 관련해 "우리는 미국이 시장과 법치를 존중하고, 글로벌 금융시장 질서를 수호해 투자자의 합법적인 권익을 보호하기를 바란다"며 "중국 정부는 필요한 조처를 해 중국 기업의 합법적인 권익을 단호하게 수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교 소식통은 "행정명령에 대해서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 그리고 재무부의 해석이 서로 달랐던 것으로 안다"며 "유권해석이 뒤집힌 것은 정무적인 고려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홍콩매체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트는 "트럼프 대통령 말기에 제정된 대중국 관련 조치들이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효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라며 "바이든 당선자의 대중국 정책은 트럼프의 움직임보다 더 예측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 정가에는 중국에 대한 초당적인 우려는 여전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