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콘다에 팔 물렸던 정정아 "극단적 생각도…父 모진말에 상처"

/사진=EBS '인생 이야기 파란만장' 방송화면

배우 정정아가 아나콘다 사고 후 겪은 대인기피증, 우울증을 언급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EBS '인생 이야기 파란만장'에는 배우 정정아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정정아는 16년 전인 2005년 아마존에서 아나콘다에 물리는 사고를 겪었다. 정정아는 "6m 넘는 뱀을 처음 봤다. 내 팔을 물었는데 얼굴을 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있는 힘껏 팔을 뺐다. 뽑힌 이빨이 팔에 박혔는데 근육이 보일 정도로 심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정정아는 몸의 상처보다는 마음의 상처가 컸다며 "어쨌든 프로그램을 폐지시킨 사람이 됐지 않냐. 피해를 줬다는 자책감이 나를 억눌렀다"고 고백했다.

정정아는 아마존에 가기 전부터 교통사고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페루 공항에서 자신이 놓친 비행기는 추락으로 148명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다고. 정정아는 "지금도 비행기를 탈 때 멈칫하게 된다"고 말했다.


일주일 만에 세 번의 사고를 겪었지만 아버지도 모진 말을 뱉었다고. 정정아는 "아버지는 '네가 결혼도 안 했고 죽은 것도 아닌데 좀 참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보는 프로그램인데 네가 잘못했다. 가서 무릎 꿇으라' 했다. 상처가 됐다"며 "남들한테 욕을 듣는 건 상관 없는데 아버지가 나를 이렇게 생각하나 싶어 괴로웠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사건 후 대인기피증으로 한동안 방송을 못했다는 정정아는 "촬영 후 뻥튀기 기계에서 뜨거운 덩어리가 내 발등 위에 떨어졌다. 살점이 떨어져 나갔는데 다쳤다고 얘기하면 '쟤는 방송만 하면 다친대'라고 할 것 같았다. 아무에게도 말을 못했다"고 사건 후 후유증을 고백했다.

심지어 정정아는 극단적 행동을 해야 용서 받았다는 착각이 들기도 했다고 말해 모두를 안타깝게 했다.

정정아는 "어느날 예기치 않게 교통사고가 났다. 트럭을 정면으로 박았다. 그때 '죽고 싶다고 했지? 죽을래 살래?'라는 메시지가 들렸다. 그때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고 했다"며 "그런데 다음날부터 달라졌다. 난 결국 살지 않았냐. 세상이 달라보이더라"고 이후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밝혔다.

정정아는 "이후 감사하게 결혼도 하고 아기도 낳았다. 나는 결국 해내는 아이콘"이라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