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생 아이들도 쉽게 낚는 '도시어부' 안내자

문절망둑, 우리가 흔히 '망둥어'라고 부르는 어종의 대표격이다. /사진제공=국립수산과학원

골프, 테니스와 더불어 최근 몇년간 인기 취미활동이 된 낚시. 한번 손을 대보고 싶지만 빈손으로 돌아올 것만 같은 예감에 쉽사리 나서지 못하는, 미래의 도시어부들에게 입문용으로 추천할 만한 어종이 있다. 거창한 장비 없이 간단한 준비만으로, 배를 타고 나가지 않아도, 어린 아이들도 잡을 수 있는 '망둥어'가 그 주인공이다.

우리나라에만 67종이 사는 망둥어, 대표선수는?

점망둑/사진제공=국립수산과학원

흔히 '망둥어' 혹은 '망둑어'라는 어종명은 분류학적으로 농어목 망둑어과에 속하는 물고기를 지칭한다. 망둥어는 우리나라에만 39개속 67종이 분포한다. 탕요리로 유명한 '짱뚱어'도 망둥어에 속하며 '○○망둑'식의 작명이 대부분이다. '수염문절·바닥분절·빨갱이·말뚱망둥어·큰볏말뚝망둥어' 같은 이름들도 있다.


다른 어종에 비해 다양한 외모와 체색(몸 색깔), 생태 등을 갖고 있는 것이 망둥어의 특징이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망둥어 중 가장 대표적인 물고기는 '문절망둑'. 우리나라 전 연안에 서식하고 지역에 따라 △문저리(전라도) △운저리(전남) △꼬시래기(경남) 등으로 불린다.

망둥어는 연안 가까운 바닷가나 민물과 바닷물이 만다는 기수역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크기가 작으면서도 머리는 커 셈여림표 '데크레센도'와 비슷한 체형을 지녔다. 대부분 어류가 두개씩 갖고 있는 배지느러미는 하나로 붙어 있어 흡반(흡수판)형태로 발달했다. 망둥어는 이 흡반을 이용해 바닥을 이동한다.

짱뚱어와 망뚝망둥어의 경우 대부분 망둥어와 달리 배지느러미 끝이 발처럼 두개로 나뉘어져 있고 각자 따로 움직일 수 있다. 이를 이용해 갯벌을 걸어다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갯벌 속에 사는 '빨갱이'와 '개소겡' 같은 망둥어는 진흙 속에서 사는 탓에 짱뚱어와 반대로 눈이 거의 퇴화되기도 했고, 물기가 없는 자갈에 사는 '미끈망둑'은 미꾸라지처럼 몸이 미끈미끈한 것이 특징이다.

말뚝망둥어의 배지느러미 두갈래로 나뉘어 있어 발처럼 움직일 수 있다. /사진제공=국립수산과학원

잡어 취급받지만…낚시 입문자에겐 제격, 의외의 맛도?망둥어는 크기가 작고 다소 못 생긴 탓에 상업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는 어종은 아니다. 이 때문에 다른 물고기와 잡히면 대부분 잡어취급하기 마련이다.

이 와중에도 두각을 드러내는 망둥어들도 있다. 짱뚱어는 호남 지역 별미 중 하나인 '짱뚱어탕'으로 유명하고, 망둥어의 대표격인 문절망둑은 회나 튀김, 탕 등으로 소비된다. 특히 경남 지역에서는 회로 먹으면 고소한 맛이 난다고 해 문절망둑을 '꼬시래기'로 부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망둥어가 기록된 시기를 되짚어 보면, 조선 후기 학자 정양전이 1814년 저술한 '자산어보'에서는 망둥어를 '조상을 알아보지 못하는 물고기'라 하여 '무조어'(無祖魚)라고 명했다. 식성이 좋아서 부모나 동종을 먹을 정도로 먹성이 좋은 습성을 빗댄 것으로 보인다. 조선 말 문신 김려가 편찬한 '우헤이어보'에서는 망둥어를 '문절어'라고 소개하고 있다.

망둥어가 유명한 이유 중 하나에는 낚시도 있다. 문절망둑은 낚시대와 바늘, 갯지렁이 같은 간단한 도구만 갖춰도 쉽게 압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쯤 어린아이들도 어른의 도움이 있다면 충분히 잡을 수 있을 정도다. 문절망둑의 경우 비늘과 내장을 제거하고 뼈채썰기, 일명 세꼬시를 하거나 바닷바람에 말려 탕이나 찜으로 먹기도 한다.

이밖에 일부 망둥어들은 열대어에 견줄만큼 아름다운 자태를 지니기도 했다. 금줄망둑과 흰줄망둑, 일곱동갈망둥, 다섯동갈망둑 등은 관상어로 키울 만큼 외모와 빛깔을 지녔다고 한다.

금중망둑(위)과 흰줄망둑 /사진제공=국립수산과학원

감수 = 유효재 국립수산과학원 수산자원연구센터 해양수산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