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신약' 빅파마 임상 눈앞…에이비엘바이오 'BBB셔틀' 기대되는 이유

에이비엘바이오 파킨슨병 신약 후보물질 'ABL301'.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에이비엘바이오 (37,850원 ▼100 -0.26%)의 파킨슨병 신약 'ABL301' 임상에 속도가 붙은 가운데, 기반 기술인 'BBB(Brain Blood Barrier·혈액뇌장벽)셔틀'의 가치도 부각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ABL301의 협업사 사노피에 제조 기술이전을 완료한 상태로, 사노피는 내년 상반기 1상이 종료되는 대로 임상 2상을 진입할 계획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최근 파킨슨병 치료항체 ABL301 관련, 협업사 사노피에 제조 기술이전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에이비엘바이오는 사노피로부터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500만달러(약 70억원)를 수령하게 된다.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임상 1상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사노피의 단독 임상 2상 진입을 위한 마무리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ABL301은 파킨슨병 발병 원인인 알파-시뉴클레인(Alpha-synuclein)의 축적을 막는 항체와 에이비엘바이오의 BBB셔틀 플랫폼 '그랩바디(Grabody)-B'로 이뤄진 이중항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2022년 1월 전임상 단계에서 사노피와 10억6000만달러(약 1조2790억원) 규모의 대형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해당 계약은 계약금 규모만 7500만달러(약 900억원·전체 계약의 7%)에 달하며 ABL301의 임상은 1상까지 에이비엘바이오가, 향후 2상부터는 사노피가 진행한다.

ABL301의 개발에 속도가 붙으면서 원천기술인 그랩바디-B의 가치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진다. 플랫폼 기술인 만큼 기존 개발된 단일항체와 접목하거나 신규 파이프라인 발굴에 활용하는 등 확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글로벌 퇴행성 뇌 질환 업계에선 BBB셔틀에 대한 수요가 높다.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는 지난 28일(현지시간) 트랜스페린 리셉터(TfR) 기반 BBB셔틀 플랫폼을 보유한 알리아다 테라퓨틱스를 14억달러(약 2조원) 규모에 인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에이비엘바이오가 자신하는 건 차별화다. 에이비엘바이오가 독자 개발한 그랩바디-B는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수용체(IGF1R)를 표적해 항체를 뇌 안에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이다. 로슈·디날리 테라퓨틱스 등 주요 경쟁사가 TfR을 활용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IGF1R은 뇌 발현율이 높아 정상조직의 이상 반응을 초래하는 치료제의 오프-타깃(Off-target) 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내년 상반기 내 ABL301의 임상 1상 종료가 예상되는 만큼 그랩바디-B 플랫폼의 가치 입증 시기도 가까워지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IGF1R 기반 BBB 셔틀을 기반으로 임상이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은 ABL301이 유일하며, 임상 데이터 확인 전인 만큼 추가 검증이 필요하단 시선도 있다"면서도 "ABL301의 임상 1상 종료 전에 사노피의 임상 2상 진입이 확실하단 점은 IGF1R 기반 BBB 셔틀의 검증이 시간 문제에 불과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ABL301 외에도 그랩바디-B 기반 파이프라인을 넓히겠단 입장이다. 현재 회사는 그랩바디-B의 확장성 관련 다양한 모달리티와 항체들을 결합·개발 중으로, 새로운 알츠하이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알츠하이머 설치류 모델 뇌 내 타사 알츠하이머 치료항체와 그랩바디-B 이중항체의 위치를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한 결과, 그랩바디-B가 결합하지 않은 단일항체들은 주로 뇌척수액이 흐르는 뇌 표면 및 뇌 표면의 큰 혈관 근처에 다소 존재했지만 이중항체는 뇌 안과 뇌의 다양한 영역에 깊이 들어갔다"며 "그랩바디-B 이중항체가 로슈의 TfR 셔틀과 비교했을 때 ARIA(아밀로이드 관련 영상이상)를 유효하게 감소시키는 측면은 유사할 것으로 보이며, 로슈 셔틀에서 나타나는 혈액학적 부작용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