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영의 투자전략 "중국발 위기 기다려라"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대표가 개인투자자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주식 매매를 업으로 하는 투자자문사 대표의 발언치곤 상당히 이례적이다. 더구나 이른바 '큰 손' 즉, 거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비공개 강의에서 한 말이다.

올해 주식시장에 대해 활황을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다. 물론 박건영 대표도 주가지수가 쉽게 꺾일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다만 종목별 대응이 훨씬 어려워져 매매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현 시점에선 주식 비중을 늘리기보단 차익 실현에 집중하고 다음번 글로벌 위기까지 기다리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자칫하면 반토막

11일 코스피 지수는 2088.32로 역대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2008년 10월 27일 892.16을 기록한 이후 2년만에 두배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박건영 대표는 "지수는 두 배 올랐지만 개별 종목별론 차별화가 심했다"며 "일부 종목은 현기증이 날 정도의 상승률을 보였지만 일부는 손실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예로 든 것은 기아자동차 (114,100원 ▲2,400 +2.15%)와 SK텔레콤 (52,400원 ▲600 +1.16%). 기아자동차는 지난 2009년 초 6000원대에서 최근 6만원대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은 22만원대에서 17만원으로 오히려 하락했다.

박 대표는 "우량주라 하더라도 주가의 차별화는 크게 나타났고 앞으로 이같은 현상을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종목선택을 잘못해 고점 매수, 저점 매도를 몇 차례 하면 원금 50% 손실은 쉽게 나타나는 위험한 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개인 투자자들에겐 이른바 대세 상승기를 기다리는 긴 안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증권가에선 이른바 10년 위기설이 있다. 1997년 IMF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등 10년을 주기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반복된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2010년 대에 중국발 위기가 올 가능성이 있다"며 "시중에 풀린 유동성 추이를 예의 주시하며 다음번 위기를 기다렸다가 주식 확대 전략을 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유망종목 vs 회피종목

주식 투자를 한다면 이익을 기준으로 선별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동차와 화학업종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밝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가구당 자동차 보유는 여전히 1000가구당 66대 수준으로 절대 낮은 수준이다. 반면 중국의 1인당 GDP는 해마다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 자동차 관련 주의 성장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LG화학 (397,000원 ▲500 +0.13%)도 제품 포트폴리오 및 시장 전망이 양호한 종목으로 손꼽혔다.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의 성장이 크고 광학필름 등 제품 포트폴리오가 탄탄하다. LG그룹 내 매출로만 5년간 꾸준한 이익 성장이 예상된다.

박 대표는 투자에 유의해야 할 업종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특히 정부 정책에 휘둘리는 업종은 이익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올 들어 정부는 물가대책반을 세우는 등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라면이나 스낵 등 서민 물가에 영향을 주는 소비재 업종의 이익증가는 제한적이다. 전기 가스 등 공공 요금도 인상이 어려워 관련 주식의 흐름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최근 반등을 보이는 IT업종과 은행업종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박 대표는 "물가 상승률과 상관없이 제품값이 크게 떨어지는 산업이 IT업종이다"며 "물가 상승률도 제품 값에 반영 못하는 IT산업은 이익 증가세가 언제 꺾일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 정책에 따란 부실 저축은행을 떠안아야 하는 은행업종도 불안하다"며 "주가 흐름은 이익 증대와 궤를 같이 하는 만큼 이익 증대가 예상되는 종목을 선별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